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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오른손이 한 일

[기자석] 오른손이 한 일
지난 4일 액션토너먼트 2015 개막전이 펼쳐진 넥슨 아레나에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얼핏 봐도 엄청난 숫자의 사람 이름이 넓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모든 이름을 다 읽어 내려가는 데만 해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됐다.

수백 명의 이름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 장면은 실로 놀라웠다. 자신들의 이름이 스크린에 등장하자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하고 올라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가나다’ 순으로 정렬된 이름들은 바로 개막전 액션토너먼트를 관람하기 위해 티켓을 구매한 사람들이었다. 액션토너먼트를 연출한 스포티비 게임즈와 주최자 네오플이 이 같은 장면을 연출한 이유는 아프리카 우물 파기 프로젝트 기부에 힘을 보탠 관객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넥슨과 스포티비 게임즈는 현재 팬들이 참여하는 기부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좋아하는 리그도 보고 손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 액션토너먼트 개막전 티켓 구매자들의 이름을 스크린에 보여준 것 역시 이번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가끔은 직관적인 것이 가장 좋은 효과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의 이름이 기부자 명단에 올라가 있는 것을 눈으로 본 팬들은 자신이 낸 티켓 금액이 진짜로 기부금 형태로 전달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장 관람객들은 "우리가 낸 적은 금액이 이렇게 좋은 일에 쓰인다고 생각하니 괜히 뿌듯해졌다"며 "몇 백 명의 이름이 스크린에 올라갔지만 내 이름을 한번에 발견했고 왠지 모르게 보람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은 시도는 의외의 큰 변화를 가져온다. 어렵지 않은 명단 공개로 액션토너먼트 현장 관람객들이 가지는 뿌듯함은 몇 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그들은 경기장에 기부함이 생긴다면 적은 금액이라도 기부에 동참할 것임을 밝혔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명언이 이제는 수정돼야 할 것 같다. 적어도 기부 문화에서는 말이다. 이제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뿐만 아니라 왼발도 알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e스포츠 기부 문화 정착,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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