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O와 KT의 맞대결을 앞두고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한국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팬들이 8강에서 패한 팀에게 과한 비난을 쏟아낸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커집니다. 이미 지난해 롤드컵이나 이번 대회 조별 본선 경기에서 패한 한국 팀이나 부진했던 한국 선수들을 폄하하고 인신 공격까지 서슴지 않는 네티즌들을 경험했기에 이런 걱정은 확신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 롤드컵은 모든 지역의 경기력이 상향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고 수준의 리그로 꼽히던 중국 대표 3팀 중 두 팀이나 탈락했을 정도니까요. 와일드카드로 참가한 팀들도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페인 게이밍이 2승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8강에 오른 8개 팀 선수들에게는 조별 예선을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찬사를 보낼 만합니다. 이들은 가장 치열했던 조별 본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한 덕분에 8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전제 토너먼트 승부가 남았습니다. 조별 풀 리그에 비해 변수가 많아 비슷한 실력을 보유하고도 당일 컨디션이나 첫 경기 결과에 따라 한쪽이 일방적으로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8개 팀이 모두 쾌조의 컨디션으로 8강에 임한다고 하더라도 4개 팀은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셔야만 합니다. 결승전까지 마치고 나면 7개 팀이 패자의 자리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우승컵은 한 팀에게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승하지 못한 나머지 팀 선수들에게 패배자 낙인을 찍기보다는 그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보여준 최선을 다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승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패자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말입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라면 성적표와 관계 없이 모두가 챔피언입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