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기선제압은 경기 내에서 이뤄진다. 승리하는 것은 가장 좋은 기선제압이고 압도적으로 승리할 상황을 만들어 상대의 기를 죽이는 등 경기 내에서 기선제압을 위해 여러 플레이가 나오기도 한다.
e스포츠에서는 경기 내적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도 기선제압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결승전 경기가 열리기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심리전을 거는 것은 가장 흔한 방법이다. 그리고 사전 인터뷰에서 상대의 기를 눌러 버리는 인터뷰를 통해 기선을 제압하기도 한다. SK텔레콤 T1 최연성 감독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지난 10일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전은 인터뷰를 통한 기선제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유영혁이 속한 팀106은 인터뷰 시나리오까지 짠 뒤 침착하고 무덤덤하지만 강한 도발로 문호준의 쏠라이트 인디고(이하 인디고)를 흔들었다.
백전노장들이 모인 인디고였지만 처음 겪는 무대 위에서의 침착한 도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선수들은 어떻게 인터뷰를 할지 무대에서 토론하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했다. 확실히 팀 106의 도발 인터뷰는 인디고 선수들의 평정심을 무너트렸다.
결국 인디고는 흔들렸다. 스피드전 승률 100%를 자랑하던 인디고는 팀106에게 스피드전에서 패했다. 경기 후 팀106 선수들은 "도발을 듣고 인디고 선수들이 흥분한 것이 보였다"며 "압도적으로 이기거나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생각 때문에 실수를 연발하는 등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경기 준비뿐만 아니라 사전 인터뷰 준비까지 철저하게 했던 팀106. 그들이 보여준 드라마틱한 승부는 오랜만에 카트라이더 리그를 흥분시켰다. 그리고 도발에 말렸던 인디고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으며 자멸하고 말았다. 결국 팀106은 95%의 예상을 깨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제 결승전 전에는 연습과 함께 인터뷰도 함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하나의 손짓, 하나의 몸짓도 결승전을 위해 몰두했던 팀106. 그들의 멋진 팀워크가 보여준 멋진 '기선제압'은 카트라이더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