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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커뮤니케이션이 가져온 한국의 승리

전승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 결승전에 오른 SK텔레콤 T1.
전승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 결승전에 오른 SK텔레콤 T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이하 롤드컵)의 4강이 마무리되면서 한국 지역 대표인 SK텔레콤 T1과 KOO 타이거즈가 결승전에 진출했다. SK텔레콤과 KOO는 유럽 대표인 오리겐과 프나틱을 각각 3대0으로 완파하면서 독일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SK텔레콤과 KOO의 동반 결승은 롤드컵이 글로벌 리그를 지향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으로 한 지역에서 선발된 팀이 소환사의 컵을 놓고 대결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 팀이 이번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인기를 끌면서 실력 좋은 선수들이 여럿 등장했다는 것이 기반이 됐다. 중국이 아직 프로게이머 데뷔도 하지 않은 한국의 챌린저 티어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경쟁했던 것이 좋은 예다.

게임단과 협회의 안정적인 지원도 한 몫을 했다. 한국은 대기업이 프로게임단을 꾸리면서 지원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SK텔레콤, KT, CJ,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은 10년 넘게 프로게임단을 꾸려 오면서 선수 발굴부터 육성, 유지까지 노하우를 쌓았다. 한국 e스포츠 협회도 2015 시즌부터 개인 방송을 통해 선수들에게 수입원을 제공했고 롤드컵 현장에서도 외국 팀에 대한 전력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경기 당일 한식을 제공하는 등 후방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 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이었다. 그 중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2014년 롤드컵이 끝난 이후 외국 팀들은 한국 선수 영입에 혈안이 됐다. 중국이 대규모 자본으로 한국 선수들을 영입했고 북미와 유럽 또한 한국 선수 수급에 열을 올렸다. 실력이 검증된 한국 선수들을 받아들이면 자국, 또는 자기 지역에서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외국 팀들의 판단은 정확했다. 이번 롤드컵에 출전한 16개 팀 가운데 한국 국적의 선수가 속한 팀은 11개 팀이나 된다. 한국 선수로만 구성된 한국 지역 대표 세 팀을 제외하면 8개다. 한국 용병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강화했고 롤드컵 무대까지 올라온 셈이다.

하지만 롤드컵에서 이 팀들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중국과 북미 지역 팀들은 대부분 16강에서 고배를 마셨고 8강에 에드워드 게이밍 한 팀만 올라왔다. 그마저도 프나틱에게 패하면서 4강 문턱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 팀들의 실패 요인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서 다른 팀들보다 뒤처졌기 때문이다. 이번 롤드컵은 전형적으로 이뤄진 경기가 거의 없었다. 라인전을 치르다가 5대5 싸움을 펼치는 스타일보다는 소규모 교전에서 합류 싸움이 자주 벌어졌다. 합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팀별로 순간이동을 2개씩 들고 싸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합류전에서 이기기 어려운 양상이 이어졌다.

4강에 오른 팀들을 보면 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다. 'Reignover' 김의진과 'Huni' 허승훈 등 한국 국적 선수 2명을 보유하고 있던 프나틱은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다. 김의진이 외국 생활을 한 적이 있고 그를 통해 허승훈 또한 영어를 익혔기 때문이다. 오리겐 선수들은 국적이 다르기는 하지만 5명 모두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5명이 한 팀을 이뤄 대결을 벌이는 팀 게임이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정확하게, 신속하게 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롤드컵은 차치하고 흔한 솔로 랭크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팀이 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SK텔레콤과 KOO가 롤드컵 결승에 오르고 단일 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오리겐과 프나틱이 4강에 진출한 것은 2016 시즌을 대비하는 외국 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어를 익힐 기회를 주고 문화에 동화시켜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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