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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의 던파 리포팅] 중국의 리그 열기

저는 지금 중국 상하이에 있습니다. 종주국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던전앤파이터의 열기가 가득한 곳, 그리고 단 한 명의 지존을 가리기 위해 수많은 결투인들이 모여 승부를 겨루는 곳이죠. 바로 이번 주, 중국 던파 프로리그의 결승전이 상하이 GameFY veneus에서 치뤄졌습니다.

[정준의 던파 리포팅] 중국의 리그 열기

먼저 한 가지 양해를 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의 던파 프로리그는 그동안 한국 리그와는 달리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번 리그 결승전이 사상 최초로 시도된 생방송 결승전이죠. 따라서 대진이나 출전 선수, 경기 결과에 대한 내용은 아쉽게도 전해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중국에서 던파에 대한 열기가 이렇게 뜨겁고, 또 앞으로도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라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결승 전날 중국의 던파리그 중계진인 '헤인'을 만났습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에서는 훨씬 더 많은 관심을 우리 액션토너먼트에 보내주고 있더군요. 제닉스스톰X의 8강 탈락은 물론 남그래플러 민동혁의 출현, 호도르의 대활약 등 한국 리그에 대한 '실시간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먼저 놀랐습니다.

아울러 한국 리그에도 참가했던 마도학자 구동생, 남메카닉 진로빈 등 오랜 시간동안 중국 리그에서 활약해 온 선수들이 다음 F1 결투천왕대회를 준비하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현재 중국 프로리그에는 초청 형식으로 4인의 한국 게이머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F1 대회의 우승자였던 김창원, 정재운과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한 조신영 등은 현지 게이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연예인'과 같은 느낌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죠.

[정준의 던파 리포팅] 중국의 리그 열기

2007년부터 시작된 국가대항전은 '한일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장웅, 박정완, 김현도 등 초기 한일전의 영웅이었던 선수들을 거쳐 WCG 시범종목, 중국 프로리그와 세계대회인 F1 결투천왕대회에 이르기까지 정종민, 김창원, 이제명, 정재운 등 수많은 결투 고수들이 국가대항전에서 활약해 왔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 선수들의 실력은 감히 타국 선수들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일본, 중국 게이머들은 창의적이며 화려한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경외에 가까운 감탄사를 쏟아냈고, 실제로 세계대회 우승컵의 주인공은 항상 한국 선수들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던파페스티벌에서 치뤄진 F1 결투천왕대회 이후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한국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마도학자, 메카닉, 런처 등 가장 트렌디한 캐릭터들이 중국에서 성장하기 시작했고, 그 영향이 역으로 한국에 전파되기 시작했으니까요.

'결투는 치고 받아서 KO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직선적인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것도 마도학자 구동생의 판정 싸움으로부터 기인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한국 선수들은 싸우나 마나 세계 최고가 아니며, 결투 인구가 한국의 수십, 수백배에 달하는 중국의 성장에 선수들도 바짝 긴장해야 하는 수준이 된 것이죠.

자세한 경기 결과를 전해 드리지는 못하지만, 다행히 이번 프로리그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습니다. 작년 F1 결투천황대회의 설욕을 해 내듯 화려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액션토너먼트와 일정이 겹치는 상황에서도 충실한 연습량과 집중력으로 종주국의 위상을 드높여 왔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F1 대회가 되겠죠. 이미 한국 선수들은 다양하고도 수준 높은 국가대표 후보군들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김창원, 정재운, 이제명 등이 아직도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민동혁, 채지훈, 김령태, 김태환 등 다양한 직업군을 상대로도 활약할 수 있는 올킬러들에 이어 최우진, 김창수 등 특정 상황에서 본인의 몫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직업군도 포진되어 있죠.

중국은 한 개의 성 규모 토너먼트가 액션토너먼트와 맞먹을 정도로 많은 유저들을 자랑합니다. 그만큼 치열하고, 또 다양한 직업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우리 선수들도 중국 프로리그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상성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후 치뤄질 국제대회에서 다시 한 번 자세한 리포팅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준 해설 위원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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