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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의 던파 리포팅] '빅재미' 동직업전 맞대결

[정준의 던파 리포팅] '빅재미' 동직업전 맞대결
RTS의 동족전, 격투게임의 동캐릭전, AOS의 미러전. e스포츠 경기들에서 순위와 결과를 떠나 같은 종족(혹은 캐릭터)간의 전투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주기적으로 게임 내 업데이트와 신규 캐릭터 추가가 이루어지는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밸런스'는 유저들에게 가장 민감한 화두이기 때문이겠죠.

종족간, 직업간의 상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동직업전의 결투는 이 '밸런스'라는 측면에서 상성이 존재하지 않는 아주 공정한 시합이 됩니다. 특히 맵 밸런스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격투 게임에서 동직업전은 스포츠 게임, 레이싱 게임에 버금가는 '균형'을 맞출 수 있죠. 어떻게 보면 선공, 후공이 있는 바둑보다도 더 공평한 면이 있으니까요.

동직업전이 가지는 또 하나의 의미는 플레이하는 선수들의 '자존심'에 있습니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온라인 상에서 그 직업의 최고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자신이 플레이하는 캐릭터이기에 상대의 타이밍과 패턴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죠. 따라서 방송 경기에서 동직업전 승리는 자신이 최고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시합임과 동시에 패배했을 경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상성이 안 좋아서' 라는 핑계가 통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주 액션토너먼트에서는 특별한 이벤트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번 리그 가장 핫한 캐릭터들의 '동직업전' 매치입니다.

◆1경기 남그래플러 민동혁 vs 한지훈

이번 시즌을 통틀어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을 하나만 꼽자면, 역시 챔피언 제닉스스톰X를 상대로 2연속 올킬을 달성한 민동혁의 등장일 것입니다. 여그래플러에 비해 확연히 넓은 잡기 범위와 안정적인 연계로 개인전 우승후보들을 압살해 버리는 이변을 연출해 냈으니까요.



◇8강에서 최강 제닉스스톰을 제압한 민동혁의 플레이 영상.

민동혁 본인도 올킬 이후 이벤트전 참가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대진이 확정되어 기쁘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 동안 리그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남그래플러의 재조명을 이끌어낸 주인공이기에, 이번 이벤트전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대회 첫 참가에도 이벤트전 출전에 성공한 한지훈 역시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한 남그래플러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실력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은 역시 그의 '아바타' 패션이었죠. 런닝셔츠에 80년대에나 입었을 법한 흰색 속옷이 등장하는 순간 들려왔던 관객들의 '묘한' 비명소리가 또렷이 기억납니다. 한지훈이 단순히 패션에 의한 주목을 넘어 직업 최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역시 이번 경기의 승리가 꼭 필요하겠습니다.


◆2경기 버서커 곽재훈 vs 조수현
던파리그 초창기부터 꾸준히 활약해왔지만 유독 입상과는 거리가 멀었던 비운의 캐릭터, 버서커가 2경기의 주인공입니다. 버서커의 원조격인 곽재훈과 신인 조수현이 격돌하게 됐는데요. 경력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반반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곽재훈의 플레이를 조수현이 보고 따라 배우며 실력을 키워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두 선수간의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붕산격과 평타 끌어잡기의 판정 싸움이 치열하겠고, 레이징퓨리와 아웃레이지 브레이크의 쿨타임 관리가 중요한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양 선수 모두 공격적이고 후퇴가 없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화끈한 근접 공방이 이뤄질 것입니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스턱'이 되겠죠. 버서커의 특성상 HP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스턱이 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잠깐의 방심이 대역전으로 변모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3경기 사령술사 권민우 vs 김창수
던파리그 최초의 양대우승자 권민우와 제닉스테소로의 F4 김창수의 대결입니다. 특이한 점은 두 선수 모두 주캐릭터를 변경했다는 사실인데요, 권민우는 마도학자, 김창수는 남넨마스터로 활약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던파에서 유독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니콜라스'가 등장하고, 소환된 좀비간의 프리허그가 호도르 못지않은 임팩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보통 사령술사가 타 직업과 경기를 할 때는 니콜라스로 시간을 벌고 발라크르로 데미지를 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동직업전에서는 그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소환물들이 동일하게 나와 서로 싸우는 동안 체술을 이용해 상대를 띄워 올리는 쪽이 흐름을 가져오게 되겠죠. 일부러 니콜라스를 소환하지 않고 발라크르 소환 타이밍까지 아껴 두는 전략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이벤트전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짐작합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좀비들의 물어뜯기가 큰 재미 요소가 되니까요.

밸런스도 잊고, 상성도 무시한 채 동등하게 경기를 펼치게 될 6명의 선수들이 이벤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식전 못지 않은 명경기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준 해설 위원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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