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 리포팅에서는 이번 시즌을 정리하며 새로운 변화를 이끌었던 몇가지 포인트를 먼저 분석하고, 주목해야 할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드릴까 합니다.
◆호도르, 니콜라스, 좀비...소환물 전성시대.
개인전 16강 조별 풀리그에서 '3돌멩 1퍽퍽' 사건으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던 마법사의 소환물 '호도르'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동안의 던파리그에서 로봇이나 소환수 등에 의해 상대의 콤보가 끊긴 적은 있었지만, 이 장면처럼 극단적으로 판도를 뒤엎어버린 경우는 드물었죠.
단체전 결승 진출자인 '일병이동현'의 에이스 채지훈은 호도르의 연타 한 번에 8강으로 가는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습니다. 현재까지도 마법사의 '호도르'에 대한 밸런스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유저들의 원성을 독차지한 호도르와는 달리, 사령술사의 '니콜라스'는 깔끔한 외모로 인기를 얻은 케이스입니다. 여성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남마법사' 직업군과 함께 가장 많은 치어풀의 주인공이 되어 왔죠. 물론 성능 면에서도 '흡기암경파' 등의 강력한 스킬을 보유해서 사령술사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장면은 지난 주 제닉스테소로 vs 일병이동현의 경기에서 등장합니다. 인파이터 채지훈이 사령술사 김창수에게 콤보를 시전하는 과정에서 뒤에 있던 니콜라스의 결정적 한 방이 채지훈을 KO시켜버린 것이죠. 플레이어를 상대로는 월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채지훈이 유독 호도르와 니콜라스에게 연속으로 당하는 바람에 '소환물의 동네북' 이미지를 얻게 되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두 소환수도 강력한 임팩트를 보여줬지만, 지난 주 경기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좀비'였습니다. 거미왕자 니콜라스가 소환하는 좀비는 랜덤 패턴으로 상대를 물어뜯어 공격불능 상태로 만드는데, 이틀간 무려 10번 이상의 물어뜯기를 성공했습니다.
강인한 생명력의 크루세이더, 공중폭격기라 불리는 여스핏파이어, 다단히트와 끌어잡기 판정을 가진 인파이터조차 단순한 패턴의 좀비를 피하지 못하고 번번이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유독 소환수들의 활약이 많았던 이번 시즌은 '소환물의 커리어 하이 리그로 평가받습니다.
◆'최강 제닉스'의 몰락
한, 중 양국의 리그를 통틀어 항상 우승권에 명단을 올렸던 선수들은 '제닉스스톰X', '제닉스테소로'에 속한 8명의 선수였습니다. F1의 초대 우승자 김창원, 중국 프로리그 우승자 조신영, 이제명 등이 개인전에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고, '제닉스스톰X'는 매 시즌 결승전에 진출하며 던전앤파이터 최고의 명문 팀으로서 당당히 입지를 다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리그 결승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선수는 F1, 액션토너먼트의 양대리그, 양대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정재운이 유일합니다. 단체전에서는 제닉스의 이름이 아예 지워져 버린 상태니까요.
개인전 4강과 단체전 패자조 결승까지만 해도 유일하게 양대우승의 가능성이 남아있던 제닉스테소로의 김태환마저 연이은 패배로 모두 3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리그에 강했던 여그래플러 김창원, 김태환의 결승진출 실패는 '캐릭터의 트렌드 변화'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제닉스 팀원들은 팀 리빌딩과 캐릭터 교체를 논의 중입니다. 군 제대 후 합류할 수 있는 우승자 출신 선수들의 영입과 입대를 앞둔 선수들의 전력이탈을 고려해 신중하게 다음 시즌 팀 구성을 진행중이죠.
필요에 따라 실력이 뛰어난 개인전 선수들을 영입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어쨌든, 다음 시즌에는 더욱 많은 연습과 팀웍으로 부활한 제닉스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합니다.
◆'올킬러'들의 대활약
단체전 결승전에 진출한 '맛집정복'과 '일병이동현' 팀 선수들은 4강 이상의 경기 경험이 없거나, 아예 리그 진출이 처음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험이 적은 두 팀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에이스의 올킬'로 풀이됩니다. 맛집정복의 민동혁, 김령태와 일병이동현의 채지훈은 대장전 올킬을 통해 스코어 획득에 절대적인 기여를 해 왔죠.
'올킬'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 선수의 캐릭터가 다양한 상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덧붙여 팀의 위기 상황에서 '역올킬'로 흐름을 뒤집어 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합니다. 짜릿한 올킬과 역올킬로 경기의 집중력을 높여준 양 팀의 올킬러들은 결승전 경기에서도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최초 우승자, 최다 우승자
개인전 결승전 진출자인 정재운과 김형준은 우승과 동시에 특별한 타이틀을 하나씩 거머쥘 수 있게 됩니다. 역사상 최초의 프리스트 개인전 결승진출자가 된 김형준은 당연히 최초의 개인전 프리스트 우승자가 될 수 있고, 지난 시즌 양대 우승에 성공한 정재운은 우승할 경우 액션토너먼트 최초의 2연패 우승자가 됩니다.
2회 연속 우승의 기록은 약 9년에 가까운 리그 역사상 김현도와 단체전 팀 20:3만이 보유하고 있는 진귀한 기록입니다. 특히 정재운은 액션토너먼트 4회 우승, F1 2회 우승을 포함하면 던파리그의 영웅이었던 김현도의 기록을 넘어서는 공식리그 6회 우승 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단체전 선수들 중 다수는 '로열로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남그래플러가 양 팀에 한명씩 속해 있어 누가 이기든 남그래플러의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간 개인전의 이현을 제외하면 주목할 만한 신인이 등장하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이 두 팀의 성장은 더욱 즐겁게 지켜보게 됩니다.
새로운 기록과 캐릭터, 선수들의 등장이 또 한 번 액션토너먼트의 변화를 일으킬 것 같습니다. 다시 써내려가는 액션토너먼트와 던파리그의 역사를 팬 여러분들도 함께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연이어 펼쳐지는 F1 월드챔피언쉽과 던파 페스티벌에도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한 시즌동안 감사했습니다.
정준 해설 위원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