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이후 전세계적으로 비시즌을 맞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빅 이벤트인 올스타전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현지 시각으로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올스타전에는 한국과 중국, 북미, 유럽, 동남아(LMS), 인터내셔널 와일드카드(IWC) 등 6개 지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올스타전에 나서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다. 한국 지역에서는 월드 챔피언십 2회 우승을 달성한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마린' 장경환, '스코어' 고동빈, '프레이' 김종인, '매드 라이프' 홍민기가 출전하고 다른 지역도 아이디를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2015 시즌에 활약한 선수들이 선발됐다.

올스타전에서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은 팬 투표로 이뤄졌다. 각 포지션마다 후보군을 꾸리고 전세계 팬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한 팀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한 팀에서 2명 이상 출전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도 새로웠다.

하지만 올스타전이 다가올수록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들이 개인 또는 팀 사정을 들어 속속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유럽 지역을 대표하는 미드 라이너인 오리겐의 'xPeke' 엔리케 마르티네즈는 IEM 새너제이 대회를 치르고 난 뒤 팀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며 불참했다. 북미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인 클라우드 나인의 'Hai' 하이 람은 정글러 부문 1위를 차지했지만 IEM 쾰른 대회 출전으로 인해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한다고 밝혔고 2위였던 'Rush' 이윤재 또한 클라우드 나인의 주전으로 하이 람과 함께 IEM 쾰른 대회에 가야 했기에 'Meteos' 윌 하트먼이 나서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LMS 지역에서도 미드 라이너 부문 투표 1위였던 홍콩 e스포츠 'Toyz' 커티스 라우가 출전을 고사하면서 월드 챔피언십이 끝나자마자 은퇴한다고 밝혔던 'westdoor' 리우 슈웨이가 출전하기로 했다.

의문이 드는 부분은 개인적인 사정이나 팀 사정이 팬 투표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느냐다. 팬들이 뽑아주지 않았으면 올스타전에는 나서지도 못한다. 한두 지역도 아니고 전세계에서 팬들이 뽑아준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IEM 쾰른 대회를 변명으로 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올스타전은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고 IEM 쾰른 대회는 18일부터 20일까지다. 클라우드 나인이 IEM 쾰른을 통해 월드 챔피언십 부진에 대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뜻은 알겠지만 그것이 과연 팬 투표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덕목인지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여느 올스타전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팬 투표에 의해 전체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팬들이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포지션의 대표 선수라고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더라도, 팀 입장에서 큰 대회가 있더라도 가급적이면 참가해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것이 우선이다.

e스포츠는 정식 스포츠로 도약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도 전사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정식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올스타전도 그 중에 하나다. 승패는 큰 상관이 없는 자리인 올스타전은 선수들이 팬들로부터 1년 동안 받은 사랑에 대해 멋지고 참신한 플레이로 보답할 수 있는 자리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