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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다시는 없어야 할 블리자드의 실수

[기자석] 다시는 없어야 할 블리자드의 실수
스포티비 게임즈 스타리그 예선전이 펼쳐지기 하루 전인 16일 오후, 스포티비 게임즈는 혼돈의 도가니에 빠졌다. 내일이 스타리그 예선날인데 통보 받지 못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17일 있을 예정이라는 공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예선전이 치러지는 17일은 파트너사인 블리자드 코리아가 예선을 진행해도 된다고 승인한 날짜였기 때문에 스포티비 게임즈는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스포티비 게임즈는 전 게임단과 출전하는 아마추어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예선 시간을 늦춰야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하고 모든 상황을 재정비해야 했다. 일이 끝난 것은 예선 당일 새벽 12시 50분. 갑작스럽게 통보 받은 게임단은 당황했고 아마추어들뿐만 아니라 시간에 맞춰 모든 것을 준비하던 많은 관계자들은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어떻게 된 상황일까. 3주 전으로 돌아가 보자. 스포티비 게임즈는 블리자드 코리아에 17일과 24일 중 어떤 날 예선을 하는 것이 좋을지 물었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선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 17일에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스포티비 게임즈는 17일 어디서 몇 시부터 예선을 진행하는지 블리자드 코리아 e스포츠팀에 일정을 공유했다.

만약 17일에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고돼 있었다면 당연히 파트너사인 스포티비 게임즈에 통보해 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블리자드 코리아는 모든 일정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예전 전날까지도 블리자드 코리아에서는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스포티비 게임즈 한 스태프가 예선 하루 전인 16일 스타크래프트2 게임을 실행하면서 업데이트 소식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 게임즈가 마음대로 일정을 잡았고 일정도 공유하지 않았다고 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러나 블리자드가 예선 일정도 정해주고 장소까지 들은 상황에서 예선 진행이 안될 수도 있는 중요한 일을 파트너사에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다.

그것도 몇 시간이면 끝나는 업데이트도 아닌, 오랜 시간이 걸리는 큰 업데이트였다면 파트너사에 미리 이야기 해주는 것이 맞다. 리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리그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치는 일을 파트너사에게 공유해 주는 일은 블리자드 코리아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아닌가.

이로 인해 스포티비 게임즈, 게임단, 예선을 치러야 하는 선수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예선이 늦어지면서 GSL 프리시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불편은 더욱 컸다. SK텔레콤 박령우는 예선을 마친 뒤 인터뷰도 하지 못하고 현장에서 부랴부랴 프리시즌에 참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2의 인기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 밀려있다고 해도 여전히 팬들은 스타크래프트2 경기를 기다리고 선수들은 피땀 흘려가며 열심히 리그를 준비하고 예선에 참여한다. 블리자드도 그들의 노력을 알고 있다면 함께 좋은 리그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이에 블리자드 코리아는 "사전에 업데이트 내용을 공지하지 못한 것은 미안한 일"이라며 "다만 예선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빠른 업데이트를 실행해 달라고 본사에 요청했지만 일정이 늦어져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소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소한 일들이 쌓인다면 서로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또한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일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리그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블리자드 코리아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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