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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인터넷 속도 향상이 가져올 e스포츠 발전

[기자석] 인터넷 속도 향상이 가져올 e스포츠 발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올드 트래포트를 누비던 시절, 그를 쉬지 않고 따라다닌 기사 중 하나가 '박지성 위기론'이었다. 경쟁 선수가 밥만 잘 먹어도 나오는 이야기였다. 위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해서 매번 위기였던 것은 더욱 아니다. 박지성은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성공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e스포츠도 실제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승부조작 사태나 게임의 지적재산권 분쟁, 국산 게임의 흥행부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시야를 좀 더 넓히고 여기에 '추억 보정'을 살짝 가미하면 일련의 사태들은 그저 지나가는 '드라마'일뿐이었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위기보다 발전이 많았다.

e스포츠는 다방면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다. e스포츠를 즐기고 시청하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고, 각 나라의 현지 사정에 맞게 다양한 종목의 리그들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의 처우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띌 만큼 개선됐다.

물론 아직도 산적한 숙제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적어도 기술적 측면에서의 e스포츠는 발전할 일밖에 남지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속도의 개선이다.

현재 결승전 같은 중요한 경기나 프로리그 급 규모의 대회가 아닌 경우 적지 않은 수의 대회들이 온라인을 통해 소화되고 있다. 온라인 환경이 개선된다면 대회 개최나 운영은 더 쉬워질 수밖에 없다. 만약 온라인에서도 LAN과 같은 인터넷 속도가 나온다면 굳이 모든 경기를 오프라인에서 치를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시스템만 마련한다면 지방에 사는 선수들의 불편이나 e스포츠 팬들의 갈증도 해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 도시에 소규모 e스포츠 경기장이 설치되면 지방에 사는 선수들은 매번 서울까지 올라오지 않고 경기를 치러도 된다. 숙소가 제공되는 스타크래프트2나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의 경우 해당되지 않는 얘기지만 후원을 받지 못하는 서든어택이나 카트라이더 등 일부 종목 선수들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지방에서 상경해야 하는 일이 잦다.

부정행위 방지는 심판을 파견해 해결하면 될 일이고, 지방에 사는 팬들은 TV로만 보던 경기장의 분위기를 두 눈으로 직접 실감할 수 있다. e스포츠에도 진정한 의미의 '홈그라운드'가 탄생할지 모르는 일이다. 지방 팀들이 선전할 경우 실제 스포츠처럼 지자체의 후원을 이끌어낼 명목도 생긴다.

이런 환경이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다면 더 이상 비싼 비행기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며, 테러위협 때문에 큰 행사가 취소될 일도 사라질 것이다. 전 세계 모든 리그 오브 레전드 팀들이 한 리그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인터넷 속도 향상은 미래의 e스포츠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사진=freeimages.co.uk 발췌)
인터넷 속도 향상은 미래의 e스포츠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사진=freeimages.co.uk 발췌)

물론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절대 꿈으로만 끝날 이야기는 아니다. 인터넷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해외의 경우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e스포츠 시장을 가진 중국은 그 중심에 선 나라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지난 16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제 2회 세계 인터넷 대회(IWC) 개막 연설에서 "앞으로 5년 내 모든 농촌에서도 초고속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중국이 주석의 말 한마디에 국가운영이 좌지우지되는 나라임을 감안하면, 세계 주요 언론이 모인 행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10년 전 중국과 한국 팀이 온라인으로 경기를 치르면 평균 핑이 100을 넘었지만 최근엔 7~80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륙 간 인터넷 속도가 개선돼 평균 핑이 20 밑으로 떨어질 경우 아시아 상설 리그가 가능해진다.

세계 최고 선수들을 보유한 한국과, 최대 규모의 시장을 갖춘 중국이 함께 온라인 상설 리그를 진행해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인터넷 속도 향상에 맞춰 유럽과 북미, 멀게는 남미까지 모두 같은 리그 안에서 뛸 수 있다. 더 이상 국내 팀들끼리만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 그 때는 축구나 야구 같은 일반 스포츠가 가지지 못한, 절대 가질 수 없는 파급력이 폭발할 것이다.

앞으로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지만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이 불러오는 e스포츠의 발전은 필연적인 것이고,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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