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개막전부터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카트 팬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분들께도 아울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미 출시된 지 11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시청자 여러분들과 현장을 찾아주신 팬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을 마주하며 더욱 재미있고 심도있는 중계로 찾아뵈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모든 팀들이 포지셔닝을 마쳤습니다. 듀얼 토너먼트 방식에서 피해갈 수 없는 승자조, 패자조의 대진이 완성됐죠. 디펜딩 챔피언이 패자조로 향하기도 했고,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팀이 우수한 경기력으로 승자조에 진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단 한 팀도 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시작이니까요. 이번 주에는 첫 경기에서 승리한 승자조 팀들이 조금 더 유리한 고지를 향해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쏠라이트 인디고 vs 예일모터스&그리핀
지난 시즌 문호준 군단을 영입하며 결승전까지 진출했던 '쏠라이트 인디고', 스피드전 최강으로 군림했던 CJ 레이싱 팀원들이 주축이 된 '예일모터스&그리핀'의 대진입니다.
쏠라이트 인디고에는 시즌제로 우승을 달성했던 최영훈을 비롯해 에결에서 활약할 수 있는 문진형, 지난 경기를 통해 미들라인의 지배자로 떠오른 유관영이 속해 있습니다. 예일모터스&그리핀 역시 배틀로얄 우승자인 한주성과 미들라인의 파이터 문민기, 주행을 책임져 줄 수 있는 박건웅을 보유하고 있죠. 얼핏 보면 팀 컬러가 스피드전에 맞춰져 있는 듯 하지만, 이 두 팀의 결정적 차이점은 결국 한 명의 선수에게서 발생합니다.
개인전 리그였던 카트라이더 11차 리그 4위를 기록했던 김선일은 오랜 공백기간 이후 아이템전 유저로 돌아왔습니다. 그간 이은택, 강석인 등 개인전 출신의 아이템전 선수가 리그를 이끌어왔던 점을 감안하면 김선일의 등장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알앤더스나 유베이스 알스타즈를 대회에서 만나기 전까지 김선일이 가진 아이템전 능력은 꽤나 매력적입니다. 양 팀이 오차범위 내의 스피드전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2세트 아이템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전체적인 흐름이나 팀 분위기상 훨씬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니까요.
2세트 1라운드 팀장전에서도 쏠라이트 인디고의 서주원 팀장이 그동안 강력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예일모터스&그리핀의 조항진-반지희 콤비의 연습량을 감안하면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연히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쏠라이트 인디고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에이스전에 대한 대비를 탄탄히 해야 합니다. 유관영, 문진형이 주축이 되어 스피드전을 이끌어가고, 혹 아이템전에 패배해서 에결까지 끌려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일모터스&그리핀은 스피드전과 아이템전의 밸런스를 맞춰 2:0 승리를 노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승리가 될 것입니다.
◆R&ders vs The A Engineering
"주행은 전대웅!"
버닝타임에 속한 8개의 팀이 모두 1경기씩을 치뤄낸 지금, 가장 핵심이 된 선수는 역시 '타임어택의 신' 전대웅입니다. 최고의 주행능력을 갖고 있지만 위기 순간에 번번히 몸싸움에 밀려 우승권에서 멀어졌던 아픈 기억을 보유한 선수였지만, 이번에는 한층 단단해진 레이싱 능력과 함께 돌아왔습니다.
팀의 에이스인 문호준이 집중 공격에 의해 중위권으로 떨어졌을 때 상대팀 유영혁과 함께 1위 싸움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각인되었고, 달릴 때마다 리그 레코드를 갱신하며 가장 빠른 라이더로서의 자존심을 지켜 냈습니다.
알앤더스의 강점은 문호준&전대웅 콤비의 스피드전과 장진형&강석인의 아이템전 콤비로 완성되는데, 이 팀이 정말 무서운 이유는 문호준, 전대웅도 아이템전 능력이 뛰어나고, 장진형, 강석인 역시 스피드전에서 제 몫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전대웅의 아이템전과 강석인의 스피드전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장진형이나 문호준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인 평가이고, 경험이나 커리어를 따져 보면 역시 이번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팀이 분명합니다.
반면 디에이 엔지니어링은 경험이 부족합니다. 배틀로얄 우승자인 이다빈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리그 첫 출전 혹은 본선 1라운드 진출 경험이 있을 뿐인데, 상대팀은 리그만 열렸다 하면 우승, 준우승을 해왔던 실력자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유창현과 임재원이 첫 경기에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고는 해도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아직까지 알앤더스를 넘어서기엔 부족함이 많습니다.
따라서, 현재 가장 큰 변수가 되는 것은 디에이 엔지니어링 선수들의 무대 적응도입니다. 우승자 유영혁을 이재인이 잡았고 또 그 이재인을 박준혁이 잡아낸 것처럼, 그리고 최강의 문호준을 다시 유영혁이 0.005초 차이로 잡아낸 것처럼. 카트라이더의 1:1 승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전력 차이를 넘어서서 알앤더스를 에이스결정전까지 끌고 갈 수 있다면, 이번 리그 최고의 다크호스는 디에이 엔지니어링이 될 것입니다.
예선전부터 많은 변수와 이변 속에 시작했던 버닝타임입니다. 이번 주 역시 새로운 이변을 마주할 수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준 해설 위원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