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주도하는 국산 e스포츠 종목에서도 좋은 소식들이 이어졌다. 넥슨은 4~5개 게임을 e스포츠화하면서 정기적으로 대회를 개최, 넥슨 아레나를 북적이게 했고 엔씨소프트까지도 블레이드&소울로 e스포츠를 꾸준히 진행하며 국제 대회까지 개최하며 외연을 넓혀 나가는 노력을 이어갔다.
9월말에 발생한 스타크래프트2의 승부 조작 사건을 제외하면 2015년 e스포츠는 좋은 소식들이 연달아 터져 나오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2016년 e스포츠 업계의 전망은 어떨까.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5년 가장 큰 성과였던 e스포츠의 정식 체육화는 외부적이 요인으로 인해 다시 멀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부터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정식 체육종목에 대한 규정이 강화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핵심 스포츠 종목이 아니면 정식화가 되기 어렵고 기존 정식 종목들도 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는 후문이다. 아직 정식 종목에도 들어가지 못한 e스포츠에게는 좋지 않은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한국 e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하겠지만 내부적인 요인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여전히 외국 팀으로 소속을 옮기면서 자원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2014 시즌이 끝났을 때보다는 덜 충격적이지만 장경환, 이지훈, 이창석 등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적은 아쉬운 여지가 있다.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서 전설을 만들었던 선수들의 은퇴도 국내 리그의 위축과 직결될 수 있다. 지난 12월 KT 롤스터의 레전드 이영호가 은퇴식을 열었고 곧 이어 SK텔레콤 출신 정명훈과 스타2의 아이돌 문성원이 선수 생활을 그만 뒀다. 외국 팀에서 뛰고 있는 몇몇 선수들도 외국 대회 출전이 제한되면서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층이 얇아지는 일은 국내 프로게임단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며 리그의 재미가 떨어지는 일과 직결된다. 이는 팬들의 이탈로 이어지며 대외 경쟁력 약화까지 불러올 수 있다.
넥슨과 엔씨로 대표되는 국내 개발사들의 e스포츠 종목화 노력은 계속되겠지만 신규 종목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현 수준에서 더 늘지 않는다면 답보 상태에 접어들 수 있고 그렇다면 2017년에는 예산 축소로 인해 e스포츠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게임이나 e스포츠와 직접적인 연결 고리는 없지만 국내외 경기의 장기 침체 또한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2015년 e스포츠 업계가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면 2016년은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자본으로 밀어붙이고 미국은 스포츠로 키우기 위해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e스포츠 종주국 한국의 위상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내년을 앞두고 몇몇 위기가 예고된 상황에서 한국e스포츠협회를 중심으로 각 종목사, 프로게임단, 방송사 등이 갈등 없이 협업해야만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매일매일 발전하는 삶을 뜻하는 말이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이다. 2016년 한국 e스포츠계가 2015년에 이어 또 다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연년신우년신(年年新又年新) 말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