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녹화한 인사이드 디 NBA는 때마침 결승전을 치른 E리그를 화제로 삼았다. 페이스잇 리그의 부사장인 제임스 바돌프와 e스포츠 분석가인 'Thorin' 던칸 실즈, 리차드 루이스를 초대해 결승전 리뷰와 함께 e스포츠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샤킬 오닐이 "어떤 종목이든 상관 없이 몇 주 안에 NBA 중계진과 e스포츠로 대결을 펼치자"고 제안했고 "근육 대결은? 권투는?"이라면서 살짝 비꼬는 듯한 뉘앙스로 말하자 던컨 실즈는 "체중 감량은 어떤가?"라고 받아쳤다.
샤킬 오닐이 e스포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할 수도 있고 알면서도 은근히 비꼬았다는 점에서 비난할 수도 있지만 미국 사회에서 e스포츠가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공식적인 게임의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프로 스포츠의 본토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사회에서 e스포츠 패널을 출연시키고 스타 플레이어 출신 해설자인 샤킬 오닐, 찰스 바클리 등이 이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은 얼마 있지 않아 e스포츠가 주류 스포츠 문화로 포섭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 TNT라는 채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TNT가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채널은 아니지만 스포츠나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가입되어 있는 케이블 채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공중파에서 e스포츠를 다뤄준 것으로 받아들여도 될 정도다.
한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고 불렸던 이유는 리그를 중계하는 케이블 채널이 있고 선수층이 넓으며 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10년 이상 운영해 온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국민들도 e스포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이제 프로 스포츠의 본고장인 미국, 새로운 경제 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이 e스포츠에 뛰어들면서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이 줄어들고 있다. 인사이드 디 NBA에서 e스포츠에 대해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은 스포츠 방송 채널을 통해 e스포츠를 직접 중계하고 나섰다. E리그는 TNT 등 여러 채널을 갖고 있는 방송사인 터너가 중계하는 e스포츠 리그로, 카운터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 대회를 생중계했다. 일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리그로 키워갈 생각을 갖고 있고 10주 동안 중계를 이어갔다.
중국 자본이 e스포츠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2014년부터 큰 돈을 들여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팀에게도 투자하고 있고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본격적으로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프로 스포츠를 국가적 즐길 거리로 만들어 본 미국, 경제 성장을 동력으로 자본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의 성장은 한국 e스포츠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파악하고 장점은 키우되, 규모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