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는 휴식을 취하거나 곱절의 노력, 연습 방식의 변화 등 각자 노하우가 있지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것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다. 프로게이머가 아무런 동기 없이 게임을 하는 것은 그저 생각 없이 반사적으로 마우스와 키보드만 두드리는 셈이다.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않다면 패배를 당해도 기분 나쁘지 않고, 이런 시기가 오래가면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 어린 나이에 팬들 사이에서 스타 대접을 받고, 미디어의 노출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초심을 잃게 된다. 승리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 위치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는 프로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물론 마음먹은 대로 고치기도 쉽지 않은 문제라 동기부여를 위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동기부여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지만 가장 쉬운 것 중 하나가 타인의 삶을 통해 교훈을 얻고 반성하는 것인데, 영화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오늘은 프로게이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스포츠 영화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골'은 프로 축구선수가 되기 위한 주인공의 삶을 다루고 있다. 프로 무대에 입성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과정, 꿈을 이룬 뒤 찾아오는 괴리감 등을 담고 있는데, 많은 선수들이 어린 나이에 달게 된 프로게이머라는 타이틀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데뷔 전과 현재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고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국내 최고의 투수 故최동원과 선동열의 전성기 시절 대결을 그린 영화 '퍼펙트게임'은 노력과 끈기란 게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라이벌과의 선의의 경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로 프로게이머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은 세계 제일의 오토바이를 제작하기 위한 주인공의 꿈을 다룬 영화로 스포츠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평생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귀감이 될 만하다.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아마추어 선수나 연습생, 후보 선수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영화다.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42'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선수가 가져야할 덕목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폭력이 아닌 스포츠로, 오로지 자신의 실력만으로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주인공을 보고 있노라면 경외심마저 든다.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어떻게 보답해야하는지, 프로선수가 대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배울 수 있다.
많은 소양교육에서 빠지지 않는 영화 '코치 카터'는 새롭게 부임한 코칭스태프들에게 추천한다. 문제아들이 모인 고교 농구팀을 하나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인내심과 리더십, 그리고 팀워크란 무엇인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한 영화들이 프로게이머들의 앞으로의 활동에 있어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앞서 나열한 영화들 외에도 많은 훌륭한 스포츠 영화들이 존재하니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야 할 때 좋은 길잡이가 됐으면 좋겠다.
새 시즌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실력을 갈고 닦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느냐에 따라서 연습의 효율,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
2016년에는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후회가 남지 않는, 팬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