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긴 연휴를 반겼다. 타지에서 고생하다 간만에 고향에 내려가 가족을 만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국내외로 여행을 떠난 사람도 많았다. 이번 설 연휴 기간에만 인천공항을 이용한 국내 이용객이 125만 명에 달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이 꿀을 맛본 것은 아니다. 설 연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혹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프로게이머들도 마찬가지다. 리그 일정이 느슨한 선수들을 간만에 휴식을 취했겠지만 당장 대회가 코앞인 선수들은 휴가까지 반납하고 연습에 몰두했을 것이 자명하다. 쉬었더라도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해외로 나간 선수들은 설 연휴에 조국이 더 그리웠을 것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으로 나간 선수들은 리그가 쉬지 않고 진행됐기 때문에 외로움과 향수병이 더하지 않았을까. 대부분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인 선수들이 이역만리 땅에서 그 흔한 떡국 한 그릇 먹기 쉽지 않았을 테다.
혹자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니 감내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을 위해 떠났으니 제 아무리 어린 나이라 할지라도 응당 감내해야할 몫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고생한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높은 연봉을 받아도 위로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또한 선수들이 연휴를 즐길 새도 없이 땀을 흘렸기에 국내리그가 없던 연휴 기간에도 많은 팬들이 해외파들의 활약상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후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조금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연휴도 없이 먼 곳에서 청춘의 꿈을 위해 외롭게 싸우고 있을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