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넥슨 카트라이더 리그 2016 시즌 버닝타임 이벤트전 '응답하라 2011' 결승전에서 문호준과 유영혁이 0.001초 차이의 명승부를 펼치며 카트라이더 리그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그저 이벤트전일뿐이기에 선수들은 제대로 연습하지 않고 경기장을 찾았다. 경기 전에도 두 선수는 시종일관 미소를 띄며 농담을 주고 받았다. 목숨 걸고 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는 어디에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문호준과 유영혁은 프로였다. 막상 두 선수가 결승전에 오르자 눈빛부터 달라졌다. 경기 내용 역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1대1 상황에서 펼쳐진 3세트,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0.005초 차이의 아슬아슬한 승부를 벌였던 두 선수는 기록을 단축해 0.001초 차이로 승부를 가르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카트라이더 기록은 원래 백분의 일초까지 표시됐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유영혁과 이재인이 동시에 들어왔고 백분의 일초까지 똑같은 상황이 펼쳐지면서 천분의 일초로 표시 단위가 바뀌었다. 그리고 일년이 채 지나지 않아 유영혁과 문호준은 0.001초 차이 승부를 펼치며 이제는 만분의 일초까지 표시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펼쳐진 개인전이었기 때문인지 팬들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이벤트전임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이트 댓글수는 어느 때보다 높았으며 영상 조회수 또한 순식간에 7천을 넘었다. 이벤트전이라고 해도 프로의식을 가지고 붙은 두 선수의 명경기에 팬들은 '응답'을 보낸 것이다.
문호준과 유영혁의 멋진 0.001초의 승부를 지금부터 함께 감상해 보자.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