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JTBC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선수들은 일주일에 4회씩 2주간 헤드폰처럼 생긴 브레인 도핑 장비를 착용하고 훈련에 참가했고, 그 결과 브레인 도핑을 하지 않은 선수에 비해 균형 감각이 80%나 상승했다는 것이다.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도 뇌의 각성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탄생한 것인데, 멘탈 스포츠로 대표되는 e스포츠에 이러한 훈련방식이 도입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하다. 선수들의 실력 향상에 기대가 되면서도 혹 부작용은 없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현재까지 뚜렷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무리하게 자극을 주다 '뇌의 과부하'가 올까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e스포츠 업계에서는 '약물 복용'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북미의 한 프로게이머가 집중력 향상을 위해 '애더럴'을 복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로 인해 ESL에서는 큰 대회를 앞두고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IeSF에서도 월드 챔피언십에서 도핑테스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선수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가능한 도핑테스트가 일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효과가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결국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선 그만큼 비용이 든다는 것인데, 약물에 대한 뚜렷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시점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수가 했는지 안했는지도 확인할 수조차 없는 브레인 도핑은 향후 더 큰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소속팀의 자본력에 따라 어떤 선수는 브레인 도핑을 하고, 어떤 선수는 못하게 될 텐데, 과연 이렇게 벌어진 실력 차가 공정한 경쟁이라 볼 수 있을까.
아직 실험 단계에 놓여있는 브레인 도핑이 실제로 적용되려면 수년은 더 걸릴 전망이다. 지금부터라도 브레인 도핑에 대해 연구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지 약물에 대한 규정 마련과 함께 브레인 도핑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의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