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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고척 스카이돔에서 느낀 상암 e스타디움에 대한 바람

[기자석] 고척 스카이돔에서 느낀 상암 e스타디움에 대한 바람
구일역에 내려 조금 걷다 보니 생전 처음 보는 건물이 눈에 띄었다. 흡사 고래의 머리가 생각나는 고척 스카이돔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다운 거대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처음 방문한 고척 스카이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휠체어석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이 이전까지 이용하던 목동 야구장은 휠체어석을 관람 환경이 좋지 않은 1층 맨 앞 줄에 배치했었다. 하지만 고척 스카이돔은 휠체어석을 높은 층으로 이동시켜 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좌석 수도 24석에서 38석으로 늘어났다.

뜬금없이 고척 스카이돔 이야기를 꺼내는 건 e스포츠의 새로운 보금자리 상암 e스타디움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e스포츠는 2006년부터 경기를 도맡았던 용산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을 떠나 4월 중으로 상암 e스타디움으로 이동한다.

상암 e스타디움에도 휠체어석이 생기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 생겼다. 이미 축구, 농구, 야구, 축구 등의 스포츠 경기장에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휠체어석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e스포츠 경기장에선 휠체어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용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는 휠체어석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공개된 상암 e스타디움 조감도에서도 휠체어석은 보이지 않았다. 강남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의 사정 또한 비슷하다.

장애인들에게 e스포츠 관람 욕구가 없는 건 아니다. 지난 2013년 1월 4명의 장애인들이 용산을 찾았다. 이들은 사전에 OGN에 현장 관람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고, OGN의 배려를 통해 경기장 앞 편 공간을 확보받았다. 이 사례는 장애인도 e스포츠를 관람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함과 동시에 사전에 양해와 배려를 구해야한다는 제약을 나타내기도 했다.

장애인 e스포츠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대한 장애인 e스포츠연맹과 국제 장애인 e스포츠연맹을 필두로 활동이 이어지고 있고 2016년 e스포츠 예산에선 장애인 e스포츠 진흥을 위해 2,000만원의 예산이 확충되는 등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e스포츠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선 장애인을 배제해선 안 된다. 그들이 언제든 편하게 예매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작이 상암 e스타디움에 되기를 바라본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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