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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코스프레 보고 '이거다!' 바로 캐스팅 '바이오쇼크3'

많은 게임들이 플레이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집니다. 게임 내 시스템, 오류 혹은 이용자들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게임 내외를 막론한 지대한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데일리게임은 당시엔 유명했으나 시간에 묻혀 점차 사라져가는 에피소드들을 되돌아보는 '게임, 이런 것도 있다 뭐', 줄여서 '게.이.머'라는 코너를 마련해 지난 이야기들을 돌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게.이.머'의 스무 번째 시간에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2013년 3월 출시된 이 작품은 여러 매체와 게이머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명작인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 작품내 주인공급의 캐릭터인 '엘리자베스'의 탄생 비화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게임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은 하나의 생명을 만드는 일과 동일하기에 다른 게임의 경우에도 다양한 콘셉트의 캐릭터들이 생겨났다 없어지며 완성 시점의 캐릭터를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 허다한데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서는 게임 캐릭터를 흉내낸 현실 세계의 사람을 보고 게임 캐릭터를 싹 바꿔 버리는 흥미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게.이.머] 코스프레 보고 '이거다!' 바로 캐스팅 '바이오쇼크3'

◆'바이오쇼크'는 어떤 게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는 2007년 최초 발표된 인기 시리즈 '바이오쇼크'의 세 번째 작품인데요. 2010년 발표된 2편 '바이오쇼크2'도 이용자들의 큰 사람을 받은 만큼 현재도 명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FPS 시점의 RPG와 서바이벌 호러 형식이 혼합된 게임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으로 매 시리즈마다 대 히트를 치기도 했는데요. 제작자 측이 이 게임을 그들이 예전에 제작했던 '시스템쇼크'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깊은 스토리가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특히 도덕에 관한 여러 화두를 던지는 스토리라인과 높은 몰입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러시아계 미국인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아인 랜드의 영향을 받은 디스토피아식 뒷이야기 역시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유명 시리즈인 만큼 1편의 경우 엑스박스360 버전이 2007년 8월 49만 장이 넘는 소프트가 판매해 베스트셀러 게임 3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개발사인 테이크투의 주가를 팍팍 올렸습니다. 2008년 6월에는 22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죠.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개발한 이레셔널게임즈는 2K 게임즈 오스트레일리아 스튜디오가 지난 1997년 설립한 회사인데요. 2006년 다시 2K게임즈에 인수됐습니다.

◆히로인…중요하지 중요한데

본명 '안나 드윗'인 '엘리자베스'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등장인물로 작품의 히로인에 해당하는 캐릭터입니다. 167cm의 키에 오른손의 새끼손가락 절반이 없어 작은 쇠골무를 끼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어릴 때 게임 속 공중 도시 '컬럼비아'로 납치돼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감금 생활을 했는데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플레이어, 즉 주인공인 '부커 드윗'이 '컬럼비아'로 온 것도 바로 이 '엘리자베스'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컬럼비아'를 만든 '재커리 헤일 컴스탁'은 그녀를 지상을 불태울 예언의 아이로 부르며 후계자로 키우려고 하고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공개된 엘리자베스의 외형
처음 공개된 엘리자베스의 외형

스토리에 굉장히 집중하는 '바이오쇼크' 시리즈인 만큼 캐릭터 설정 하나에도 엄청난 공을 들였는데요. 개발사 측은 이용자의 몰입도를 크게 좌우하는 캐릭터의 외형과 성격 등에 담당자를 몇 명이나 둘 정도로 큰 비중을 두고 개발해왔습니다.

그렇기에 '엘리자베스'의 외형도 계속해서 변경돼 왔는데요. 외형이 변경될 때마다 이용자들은 호불호를 의사를 밝혔고 개발사도 이용자들의 반응에 따라 다시 수정을 계속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변경된 외형들을 쭉 놓고 보면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네요.

테스트 버전의 '엘리자베스' 모델링
테스트 버전의 '엘리자베스' 모델링

◆결국 3D는 4D를 이길 수 없군요

자연스러운 외형을 원했던 개발사 측은 외형 작업을 수월히하기 위해 여러명의 모델들과 계약해 모델링 및 스캐닝 작업을 펼쳤는데요. 4명에 달하는 모델들이 한 캐릭터의 작업을 위해 개발사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론칭을 위해 열심히 모델링을 수정하고 있던 어느 날. 공개된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의 트레일러 영상을 코스프레한 한 유명 코스플레이어의 사진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킵니다.

소식을 접한 개발사 이레셔널게임즈는 사진을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도 외모지만 크게 강조된 눈과 표정 등의 여러 요건이 게임 속 엘리자베스의 분위기와 똑 닮았기 때문이었죠.

그러니까 오른쪽이 코스프레입니다. 정말로요.
그러니까 오른쪽이 코스프레입니다. 정말로요.

해당 코스플레이의 주인공은 바로 7년 경력의 러시아 출신 코스플레이어 안나 몰레바(Anna Moleva)였는데요. 개발자 켄 레빈(Ken Levine)은 놀라울 정도로 '엘리자베스'와 비슷한 외모와 분위기의 의 '안나 몰레바'를 보고 직접 연락해 고용하게 됐습니다.

변경된 외형은 헤어스타일과 얼굴 디자인이 주로 바뀌었는데요. 뱅헤어에서 좀 더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무엇보다도 얼굴이 좀 더 성숙해지고 예뻐지게 됐습니다. 이 부분이 안나 몰레바의 얼굴과 기존 모델링을 합친 결과물인 것이죠.

[게.이.머] 코스프레 보고 '이거다!' 바로 캐스팅 '바이오쇼크3'

[게.이.머] 코스프레 보고 '이거다!' 바로 캐스팅 '바이오쇼크3'

계약을 맺은 안나 몰레바는 '엘리자베스'의 얼굴 변경 모델링 외에도 애니메이션 캡쳐에도 참여했는데요. 그 결과 보다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변경된 '엘리자베스'는 게임 표지와 게임 내, TV 광고와 같은 마케팅 부분에서도 활동하게 됐는데요. 개발사 측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발매 전 '엘리자베스'를 빛낸 4명의 여인이라고 하여 4명의 여성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출시 직후 찍은 전설의 인증샷
출시 직후 찍은 전설의 인증샷

'엘리자베스' 모델링 변경 과정
'엘리자베스' 모델링 변경 과정

◆후일담, 너무 노출에만 집중하지 마세요

변경된 '엘리자베스'의 외형은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코스프레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인지 '엘리자베스'의 노출도 있는 사진이 유명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엘리자베스'의 몸매에만 관심을 가지게 돼 버렸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코르셋 때문에 유독 두드러진 것인데, 이게 과했던 것이죠. 해외 포럼에서도 게임의 내용이 아닌 몸매와 신체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이용자들에게 짜증을 느낀 이용자들과의 마찰도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이레셔널게임즈 켄 레빈이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 "실망스럽다"고 직접 언급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결국 이에 불편함을 느낀 이레셔널게임즈 측은 '엘리자베스'의 인게임 몸매를 '하향' 시켜버립니다. 신체 일부가 처음 공개된 트레일러 때 보다 작아졌죠. '엘리자베스'의 최고 몸매는 이제 출시 전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 '엘리자베스'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제 저 '엘리자베스'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심정선 기자 (narim@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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