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e-sports

[기자석] 이제서야 터진 스베누의 포텐셜

스베누 소닉붐.
스베누 소닉붐.
스베누 소닉붐은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에서 패배의 아이콘처럼 여겨졌다. 2015년 서머 시즌 10개 팀으로 참가폭이 확장됐을 때 롤챔스에 들어온 스베누 소닉붐(당시 프라임)은 15연패를 당하면서 참가에만 의의가 있는 팀으로 여겨졌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서머 시즌을 1승17패로 마무리했다.

승강전을 통해 살아 남은 스베누는 2016 시즌에는 뭔가 달리질 것처럼 보였다. 불미스런 일로 지휘봉을 놓은 감독을 잘라내고 중국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리그에서 코치를 맡으며 경험을 쌓은 박재석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선수 진용에는 변화가 거의 없었던 스베누는 KeSPA컵에서 월드 챔피언십 준우승팀인 타이거즈를 2대0으로 잡아냈고 8강에서는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인 SK텔레콤 T1을 맞아 한 세트를 따내면서 스프링 시즌에서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스베누 소닉붐은 모기업인 스베누가 경영 상태가 악화되고 구설수에 오르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연습하고 대회에 집중할 수 없는 여러 상황이 일어났고 스프링 시즌 개막부터 연패에 빠졌다. 유일하게 1라운드를 전패로 마감한 스베누는 2015년 서머 시즌을 재현하는 듯했다. 갈수록 경기력이 떨어졌기에 2라운드에서도 회생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3월19일 스베누는 영광스런 스프링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연패를 끊었다는 사실은 기뻐할 만했지만 상대가 최하위권인 콩두 몬스터라는 점에서는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나마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는 것은 눈여겨 볼 만했다.

콩두전 이후 스베누는 또 다시 연패에 빠졌다. 삼성 갤럭시,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연거푸 지면서 스베누의 스프링 시즌 성적은 1승17패로 마감할 것 같았다. 남아 있는 상대가 롱주 게이밍, SK텔레콤 T1으로,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스베누는 4월1일 만우절을 맞아 거짓말처럼 승리했다.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던 롱주 게이밍 상대로 2대0으로 승리했다. 어렵게 이기지도 않았다. 1세트에서는 킬 스코어 8대1, 2세트에서는 12대1로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주력 챔피언들을 쓴 것도 아니었다. '플로리스' 성연준의 리 신은 두 세트 모두 금지였고 '사신' 오승주가 많이 이겼던 코르키는 금지, 아지르는 롱주 게이밍이 가져갔음에도 이겼다.

스베누 소닉붐의 이번 승리는 시즌 2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서머 시즌 롤챔스 출전 팀을 가리는 승강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전력상 우위라고 평가되는 롱주 게이밍을 완파함으로써 승강전 잔류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임시로 위탁 운영을 하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팀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여건만 마련된다면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 것이다.

롤챔스 무대에 올라온 팀들은 모두 가능성이 있다. 실력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가능성과 잠재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2015년 서머부터 2016년 스프링까지 가장 많은 내우외환을 겪었던 스베누 소닉붐은 스프링 시즌 막판에 분명히 잠재력을 터뜨린 여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스베누 소닉붐이 악재 없이 온전히 한 시즌을 치른다면 패배의 아이콘이 아니라 시즌 내내 변수 메이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머 시즌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Copyright ⓒ Dailygame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일리랭킹

1젠지 17승1패 +32(35-3)
2한화생명 14승4패 +19(30-11)
3디플러스 13승5패 +13(29-16)
4T1 11승7패 +6(25-19)
5KT 9승9패 -2(21-23)
6BNK 8승10패 -7(17-24)
7광동 7승11패 -2(21-23)
8농심 5승13패 -14(13-27)
9DRX 4승14패 -20(10-30)
10OK저축은행 2승16패 -25(8-33)
1
2
3
4
5
6
7
8
9
1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