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펼쳐진 전북 e스포츠 페스티벌은 일종의 자극제였다. 전라북도 전주시민에게 e스포츠를 알리고, 재미를 소개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장소 또한 전북대학교 근처에 있는 실내 체육관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두루 갖춘 곳이었다. 실제로 전북 e스포츠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펼쳐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롤챔스)와 하스스톤 마스터즈 한중 팀 매치엔 많은 팬들이 방문했다.
많은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고, 큰 목소리로 응원했다. 전주 실내체육관이라는 큰 무대에 설 수 있단 사실에 선수들도 꽤나 기뻐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5시부터 시작되는 경기를 위해 마련된 객석은 4시 반부터야 빈 자리가 메워졌고, 끝나고 나서 관객들은 부랴부랴 체육관을 떠나기 바빴다.
전주에서 하는 롤챔스와 다를 바 없는 일정이 흘러갔다. 특별히 마련된 참여 행사가 적었다는 것이 직설적이겠다. 물론 경기장 밖에는 임시 부스 10여 개가 마련돼 방문객들을 기다렸지만 참여율은 저조했다.
바로 옆에선 e스포츠의 주 타겟팅인 대학생들이 등하교길에 숱하게 실내 체육관을 지나쳤지만 그 누구도 발길을 세우지 않았다. 그만큼 시선을 끄는 행사도 부족했거니와 홍보 또한 미비했다.
하다 못해 선수들의 사인회나 e스포츠를 직접 경험하고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이벤트라도 마련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들었다. 눈으로만 즐기는 게 아닌 가까이에서 선수를 보고, 혹은 선수가 돼보는 경험으로 e스포츠를 쉽게 알릴 방법이 존재했다.
물론 서울 외의 지역에서 행사를 개최해 지방 팬들을 만나는 건 좋은 시도다. 거리와 시간 상의 이유로 번번이 관람을 포기해야 했던 팬들에게 e스포츠 페스티벌은 단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다만 눈만이 아닌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페스티벌을 고민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대회를 끌어오는 수준을 넘어 페스티벌이란 이름에 걸맞는 자체적인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눈만 즐거웠던 페스티벌. 시도와 취지에 비해선 자극이 약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