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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승부조작, 씨앗조차 심지 말았으면

[기자석] 승부조작, 씨앗조차 심지 말았으면
e스포츠에서 승부 조작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승부 조작은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누가 이 말을 부정할 수 있을까. 승부 조작에 나선 선수부터 브로커까지 발본색원해야 승부 조작으로부터 한 걸음 더 멀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싹이 튼 승부조작의 뿌리를 뽑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씨앗을 뿌리지 않는 것이다. 애초에 승부 조작이 지상 위로 고개를 내밀지 않도록 뿌리 내릴 텃밭을 뺏어야 한다.

아마추어 및 프로 선수들에 대한 승부 조작 방지 교육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전에 경각심을 심어주고 승부 조작을 방지하겠다는 방식은 훌륭하다. 하지만 교육 외에도 이미 e스포츠 승부 조작을 벌인 적 있는 선수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주지 않는 것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9일 북미 게임단 리퀴드가 오버워치팀을 창단했다. 신작 게임에 대한 해외팀들의 발빠른 준비와 투자는 e스포츠를 건강하게 하는 영양제다. 기꺼이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문제는 이 팀에 과거 아이바이파워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이하 CS:GO) 종목 선수로 활동했던 'AZK' 케빈 래리비어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케빈은 지난 2014년 사이버 에볼루션에서 이익을 목적으로 승부조작을 벌여 밸브로부터 자사가 후원하는 대회에 영구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도록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른다. 케빈은 밸브 주최의 대회에서 출전 징계를 받은 것이므로 블리자드의 FPS인 오버워치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어느 누가 쉽게 납득할 수 있을까. 순전히 이익을 목적으로 승부조작을 벌인 선수가 다른 대회에 등장하는 모습은 전혀 반갑지 않다.

리퀴드 자체적으로 선수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혹자는 잔인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간 충분히 반성의 시간을 갖지 않았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나 둘 예외를 두다보면 결국 달라지는 건 없다.

우리 나라에서도 지난해 10월 승부 조작 가담자들이 개인 방송을 송출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내려졌다. 씨 뿌릴 텃밭을 뺏는 것이다. 승부조작에 가담해도 이후에 다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면 경각심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른 종목사의 게임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리퀴드의 사례는 악용될 여지가 크다. 아직 본격적으로 오버워치 리그가 시작되기 전인 지금, 리퀴드의 결정이 중요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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