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전이 도입되면 2년 내에 발매된 카드들만 사용할 수 있다. 기간마다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변화하는만큼 과금 유도가 아니냐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필요한 패치였다는 반응도 적잖았다. 사실 블리자드가 정규전 도입과 함께 밝힌 의도만큼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했다.
수수께끼의 도전자의 등장으로 떠오른 비밀 성기사, 심판관 트루하트의 최대 수혜자인 방밀 전사, 불꽃 꼬리전사를 주요 카드로 사용하는 템포 법사까지. 하스스톤은 일부 고평가된 덱이 고정적으로 사용됐고, 직업만 봐도 어떤 덱일지, 누가 이길지 머릿 속에 그려지는 상황에 치닫았다.
고인 물과 같았다. 겉으로 보이기엔 평화로워 보였지만 파도가 치지 않는 물은 지루함에 잠식되어 갔다. 그렇다보니 블리자드는 역동성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아랫물을 빼고 위에 새로운 물을 넣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이하 하마코) 시즌5. 26일 경기를 끝으로 8강 진출자가 가려진 가운데 5월 7일부터 펼쳐지는 8강에선 정규전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하마코 8강은 정규전으로 치르는 첫 대회다. 그리고 블리자드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경기 후 인터뷰마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새로운 덱을 가져오겠다"고 답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고대신의 속삭임을 앞세워 새로운 카드들을 활용해 덱을 완성하고, 메타를 주도하면 블리자드의 의도가 관통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지속될수록 또다시 덱이 비슷해지고, 특정 카드들만 등장한다면 결국에 다를 것이 없어진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끊임없이 파도를 만들어내는 움직임이다. 대회를 주시하고, 밸런스 조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카드를 만들고, 기존 카드들을 제한하는 방식도 좋지만 잦은 카드들의 상향과 하향으로 변화를 일으킬 필요가 있다.
메타에 역동성을 부여하겠다는 블리자드의 의도가 얼마나 통할까. 하마코 8강에서 관객들이 내는 함성소리가 그 지표가 될 것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