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폭스도 NBA의 스타였다. LA 레이커스 소식으로 농구 코트를 달리던 릭 폭스는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은퇴 후 2016년에 들어 릭 폭스는 e스포츠의 스타로 발돋움 하기 위해 출발선에 섰다.
자신의 이름을 딴 LoL팀을 창단한 것이 시작이었다. 릭 폭스는 2015년 12월 북미 LoL팀 그래비티를 인수해 에코 폭스로 재창단했다. 그리고 유럽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꼽히는 'Froggen' 헨릭 한센부터 한국 선수 '크포' 박정훈까지 적극적인 선수 영입을 보여줬다.
릭 폭스의 투자는 LoL에서 멈추지 않았다. 에코 폭스 게임단은 콜 오브 듀티와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로 영역을 넓혀 갔다. 단순히 LoL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목에 투자하며 e스포츠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릭 폭스의 e스포츠 투자는 크고 작은 영향을 불러왔다. 무엇보다 전통 스포츠와 e스포츠의 연결 고리가 좀 더 탄탄해졌다. 직접적인 영향이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난 3월 샤킬 오닐과 알렉스 로드리게스, 지미 롤린스가 북미 LoL팀 NRG e스포츠에 투자한 일도 릭 폭스의 사례와 유사하다.
릭 폭스 한 사람이 만들어 온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사실 이번 칼럼에서 릭 폭스를 꺼낸 이유는 그의 발자국이 아닌 발걸음 때문이다. 그가 에코 폭스를 창단하고, 영역을 넓힌 것을 떠나 한국에 찾아온 그의 열정 말이다. 26일 릭 폭스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6 서머 경기가 치러진 상암 OGN e스타디움에 방문했다.
에코 폭스가 한국에 부트 캠프를 차려 훈련을 하고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 누구도 전 NBA 스타를 e스포츠 경기장에서 만나게 되리라 생각지는 못했다. 하지만 릭 폭스는 직접 상암 OGN e스타디움에 방문해 한국 리그의 수준과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의 모습을 살폈다.
릭 폭스의 노력을 되새기고 싶었다. 새롭게 e스포츠라는 곳에 발을 디딘 용기만큼이나 스스로 보고 겪으려는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대충'이란 단어를 가볍게 내뱉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쩐지 릭 폭스가 상암에 내딛은 한 걸음은 에코 폭스와 e스포츠를 한 층 더 성장시킬 듯한 기분이 들었다.
머지않아 릭 폭스와 그가 이끄는 에코 폭스는 e스포츠의 스타가 될 것이다. 항상 노력하고 발전을 꾀하는 그가 있다면 말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