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코카-콜라 제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6 서머 1R 6주차 kt 롤스터와 진에어 그린윙스의 대결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kt 선수들의 헤드셋 세팅이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서 경기가 시작되지 않았다. 운영 주체인 스포티비 게임즈는 헤드셋을 교체했지만 작동되지 않았고 PC를 교체하면서 세팅을 바꿨지만 이 또한 지속적으로 문제가 일어나면서 지연됐다. 결국 경기는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밴픽에 들어갔다.
팬들은 항의하고 나섰다. 오후 8시부터 경기가 진행됐어야 하지만 9시 30분이 돼서야 시작했고 귀가 시간을 넘겨야만 경기가 끝날 것을 직감한 팬들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1세트가 끝난 뒤 스포티비 게임즈는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경기가 지연된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kt와 진에어 경기를 보기 위해 현장에 온 관객들 전원 환불해주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28일 경기만 지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스포티비 게임즈가 주관한 챔피언스 경기는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2~30분 정도 늦게 시작하기 일쑤였다.
원인은 항상 같았다. 헤드셋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 음성 채팅이 반드시 필요한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특성상 헤드셋 연결은 성적과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스포티비 게임즈는 이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세팅에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경기 시작 시간이 항상 늦어졌다. 스포티비 게임즈는 고가의 PC로 교체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그 후에도 같은 상황이 계속 발생했고 게임단들도 직간접적으로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쳥했다.
두 번째 요인은 경기 시작 시간 자체가 늦다는 점이다. 오후 8시에 경기가 시작되다 보니 1대1 상황이 연출되면서 3세트에 돌입하게 되면 대부분의 팬들은 경기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하고 귀가 걱정을 해야 한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예매하고 경기를 보러 왔지만 늦게 끝났을 경우에는 자발적으로 관전을 포기해야 한다.
더블 헤더가 있는 수요일의 경우 오후 5시에 첫 경기가 시작되고 3세트까지 진행될 수도 있기에 오후 8시에 편성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다. 하지만 월요일과 화요일에 스포티비 게임즈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챔피언스 경기의 경우 앞쪽에 편성된 리그가 없기 때문에 시간을 앞당겨도 된다. 오후 7시에만 편성해도 더 많은 팬들이 귀가 걱정을 하지 않고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경기가 항상 같은 시간에 열리는 점은 팬들의 충성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일관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 서머의 편성은 팬들의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이 경우 편성의 일관성을 철회하고 팬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쪽으로 수정해야 한다. 무리한 일관성은 리그에 대한 관심을 떨어트리는 처사다.
스포티비 게임즈는 또 다시 불거진 세팅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며 라이엇 게임즈, 한국 e스포츠 협회와 논의해서 서머 시즌 2라운드부터는 경기 시간대를 앞당기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