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종목에서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흔하디흔한 상황이었지만 핵 의혹을 제기한 팀에서는 "칼을 들고 상대를 찾아가겠다"는 식의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 발생했던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떠올려본다면 결코 용인할 수 없는 위험한 발언이다. 아무리 핵이 의심된다하더라도 의혹을 풀 방법은 얼마든지 많은데, 너무나도 성급했다.
반대로 핵을 의심받은 게이머는 재빨리 인터넷 방송국을 찾아가 실시간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다. 두 눈을 의심케 하는 뛰어난 플레이를 2~3시간에 걸쳐 선보이면서 이 게이머는 자신이 받고 있던 의혹을 깔끔하게 씻어냈다. 빠르고 현명한 대처였다.
일련의 사태는 한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 일어난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문제를 일으킨 팀이 프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수많은 프로게이머를 배출한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많은 프로지망생들이 과거에 자신이 했던 잘못된 언행이 문제가 돼 프로로 데뷔하지 못하거나 선수로 데뷔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어린 나이에 저지른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진로로 가지 못하는 수많은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조금도 배우지 못했다면 학습능력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팀을 만들고 숙소생활을 한다고 해서 다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분야의 '프로'라는 것은 그 일을 자신의 업으로 삼는다는 것이고, 자신이 행한 일에 책임을 져야한다. 교육을 받은 기존 프로게이머들이 언행을 함부로 하지 않는 이유다. 하물며 정식 대회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스스로에게 '프로'라는 타이틀을 붙이면서 유난떠는 모습은 지켜보기 민망할 정도다.
오버워치 e스포츠는 이제 막 싹을 틔우는 단계다. 만약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이가 있다면 프로라는 타이틀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되새겨보고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말 한마디가 젊은 날의 꿈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