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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기록은 스토리다

kt 롤스터 주성욱(왼쪽)과 CJ 엔투스 김준호가 프로리그 통산 100승을 놓고 펼친 경쟁은 스타2 팬들을 즐겁게 하는 요소다.
kt 롤스터 주성욱(왼쪽)과 CJ 엔투스 김준호가 프로리그 통산 100승을 놓고 펼친 경쟁은 스타2 팬들을 즐겁게 하는 요소다.
지난 2일과 3일 치열한 기록 싸움이 벌어졌다.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6 3라운드 4주차에서 대기록을 앞둔 kt 롤스터 주성욱과 CJ 엔투스 김준호가 2일과 3일 차례로 경기를 치렀다.

두 선수의 경쟁은 3주차부터 시작됐다. 먼저 99승 고지에 올라있던 김준호는 MVP의 신예 테란 김기용을 상대로 대진이 형성되면서 손쉽게 100승을 달성할 것으로 보였지만 김기용의 조이기 전략에 당했다. 98승으로 김준호를 바짝 추격하던 주성욱은 MVP 고병재를 제압하면서 99승으로 타이를 이뤘다.

한 주 뒤인 2일 주성욱이 먼저 경기를 치르면서 100승 고지를 선점할 기회를 얻었다. 진에어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주성욱은 두 차례 출전했지만 두 번 모두 이병렬에게 패하면서 100승 달성에 실패했다.

바로 다음날인 3일 김준호가 속한 CJ는 진에어를 상대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CJ의 패배가 유력했고 그나마 김준호의 100승 달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1세트를 진에어가 가져갔고 2세트에서 김준호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주성욱의 100승 도전을 2연속으로 막아낸 이병렬이었다. 김준호는 역대급 사신 견제를 보여줬고 이병렬이 저항할 여지도 주지 않으면서 승리를 따냈다. 프로리그에서 28번째 100승을 달성한 선수의 영광은 김준호에게 돌아갔다.

김준호와 주성욱은 스타크래프트2 시대에 프로토스 종족이 만들어낸 영웅들이다. 국제 대회인 IEM에서 지역별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김준호는 국내 리그에서는 우승한 경험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 2015년 스타리그 시즌3에서 정상에 올랐다. 반대로 주성욱은 국제 대회에서는 우승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국내 리그에서는 GSL에서 두 차례 정상에 섰다. 그러던 중에 2015년에 열린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국제 대회를 제패했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한국 e스포츠 협회가 주관한 대회에서는 모두 최상위급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 2014년 9월에 열린 KeSPA컵에서 주성욱이 우승했고 2015년 5월에 열린 KeSPA컵에서는 김준호가 정상에 올랐다. 또 2015 시즌 프로리그에서 김준호와 주성욱은 나란히 2015 시즌 21승을 달성하면서 프로리그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프로리그 100승이라는 기록이 없었다면 김준호와 주성욱의 스토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기록을 위해 뛰는 사람들을 우리는 라이벌이라고 부르고 그들 사이에는 이야기거리가 만들어진다. 최동원과 선동렬이 전성기에 경쟁 구도를 만든 스토리는 이미 '퍼펙트 게임'이라는 영화로 제작됐다.

e스포츠에는 다양한 라이벌 구도가 존재했다. 멀리는 임요환과 홍진호의 임진록부터, 이영호와 이제동의 리쌍록,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나진 e엠파이어와 CJ 엔투스의 롤클라시코까지 많은 라이벌이 나왔다. 최동원과 선동렬처럼 영화까지는 아니겠지만 인구에 회자되는 라이벌 구도는 항상 필요하다.

스타2 e스포츠에서 신흥 라이벌로 떠오른 김준호와 주성욱의 경쟁 구도가 새로운 이야기거리로 이어지면서 식어가는 열기를 다시 끌어 올리는 촉매제가 되길 기원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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