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리그가 열리지 않는 종목의 팀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후원을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해외 대회만 바라보고 팀을 꾸리기에는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에서 리그가 없기 때문에 실력을 키우기 위한 기회도 많지 않다.

그런 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후원 기업과 정규적인 리그다. 하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를 후원할 기업도 쉽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비주류 e스포츠 종목팀을 후원할 기업을 찾기란 하늘에 있는 별 따기만큼 어렵다.

그래서 팀들은 이야기한다. 정규적인 리그 개최만 되도 자신들의 꿈을 이어가는데 문제가 없다고. 실제로 던전앤파이터에서는 제닉스의 후원을 받으면서도 대회가 열리지 않아 결국 후원은 중단됐고 팀이 해체되기도 했다. 카트라이더 역시 안게이밍 등 다양한 팀이 존재했지만 리그가 열리지 않아 뿔뿔이 흩어졌다.

정규적인 리그 개최는 사실 기업 후원만큼 어려운 일이다. 일단 리그를 개최하는데 적잖은 돈이 필요한데다 선수들이 출전할만한 매력 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종목 게임사가 리그를 열어주지 않으면 한국에서 정규 리그가 개최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무도 비주류 게임들을 거들떠 보지 않을 때 e스포츠에 꿈을 가진 선수들에게 손을 내민 것은 트위치다.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투자해 도타2,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CS:GO 등 한국에서 소외 받는 게임 리그들을 개최하고 있다. 그들 덕에 선수들은 다시금 힘을 얻고 세계 정상의 날을 꿈 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트위치도 자선사업가는 아니다. 그들에게도 분명 이득이 있기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한 외국 기업의 이같은 결정이 한국 e스포츠의 다양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는 외면했던 그들의 꿈을 키워주고 있는 트위치가 새삼 대단해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잠시 희망고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리그를 개최해 소수지만 꿈을 향한 열정만은 세계 최고인 선수들에게 진짜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도록 트위치가 지속적으로 리그를 개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들의 진심이 진짜라면 말이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