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간도 달라졌다. 4일 동안 하루 두 경기 씩 진행되던 경기는 주 6일로 늘어났고, 5시, 8시를 기준으로 한, 두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8시에 한 경기를 진행하는 날도 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8시에 스포티비 게임즈의 중계로 단 한 경기만 펼쳐진다.
일정에 변화가 생겼지만 팬들의 사랑은 꾸준했다. 8시 경기에도 팬들은 경기장을 찾았고, 선수들과 교감했다. 경기 후 팬미팅까지 확실하게 챙기는 모습은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모든 일정이 끝난 후 함께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에선 묘한 동질감과 안쓰러움이 생겼다.
불편했다. 밤 11시가 훌쩍 지난 상황에서 귀가 방법을 검색하며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말이다. 비단 LoL 만의 얘긴 아니다. 지난 10일 열린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이하 프로리그) 2016 시즌 3라운드는 일정 상 하루에 세 경기가 몰렸고, 마지막 경기가 10시 가까이 되어 시작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이날도 팬미팅을 끝낸 팬들은 11시가 훨 지난 시간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상암 OGN e스타디움으로 가보자.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의 평일 6호선 한강진행의 마지막 운행 시간은 24시 26분이다. 청량리행 경의중앙선도 23시 57분이면 전철이 끊기고 공항 철도 서울역 행도 24시 28분이면 운행을 종료한다. 그 반대 노선 또한 비슷한 시간에 종료된다. 강남 넥슨 아레나는 강남역이라는 이점과 버스로 교통편이 조금 더 나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도 팬들의 어려움이 사라지진 않는다.
의문이 들었다. 8시 경기는 누굴 위한 편성일까. 경기가 3세트까지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11시가 넘어가는데 여기에 팬들에 대한 배려는 있는걸까. 귀가 시간이 늦어지면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범죄에 대한 노출 위험은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저 팬들의 희생만을 바라기엔 지나친 '짝사랑'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e스포츠 또한 팬이 기반이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기에 경기가 발전하고 대회가 성장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시간에서조차 팬들에 대한 배려가 아쉬운 상황이 닥쳤다. 좀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안전한 시간에 귀가할 수 있는 경기 시간대는 분명히 존재한다.
롤챔스 2016 서머 시즌 반절이 지났다. 서머 시즌은 첫 분할 중계와 일정을 적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어지는 시즌부턴 적응을 넘어 팬들의 편의를 배려한 편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단순히 롤챔스 뿐만 아니라 추후 개최될 e스포츠 경기들 또한 현장은 물론 온라인으로 관람하는 팬들이 원하는 시간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팬이야말로 e스포츠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