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문한 추앙리그 현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느 때보다 떠들썩한 분위기에 어안이 벙벙했다. 소란스러움은 경기장 한 편에 마련된 코스프레 공연과 상품 판매, 익스트림 스포츠 등 다양한 부스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한 쪽에선 e스포츠 경기가 한창인데 다른 쪽에선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처음엔 별도의 행사인 줄 알았으나 들은 바로는 추앙리그를 하나의 '카니발'처럼 만들고 싶다는 주관사 란유 컬쳐의 의도였다고 한다.
다양한 행사 덕분에 경기장은 친구, 연인, 가족 등으로 가득 찼고, 사람들은 경기장 내부를 훑어 보는 사이 자연스럽게 e스포츠에 관심을 가졌다. 한국 아마추어 리그에서도 본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스포츠 자체에 대한 열마디 홍보보다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단점도 있었다. 관객 입장에선 즐거웠던 다양한 행사들이 선수 입장에선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방해물이 되기도 했다. 하스스톤 대표로 참가했던 이규상은 "헤드셋 너머로 행사 소리가 들려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남겼다. 한국이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문제다. 성능 좋은 헤드셋을 제공하고, 경기를 진행하는 부스를 행사장과 분리하면 된다. 오랫동안 e스포츠 리그를 운영해 온 한국의 노하우라면 결코 어렵지 않다.
주객이 전도되는 사태도 경계해야 한다. 추앙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은 인터넷 환경 등에 난처함을 호소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결승전에서도 4번 이상 경기가 중단될 정도였다. 여러 행사를 주최하며 대학생들의 관심을 끌어올린 것은 좋지만 주가 되야 할 e스포츠에 소홀하다면 의미가 무색하다. 이는 추앙리그 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회를 주관할 모두가 깊게 새겨야 한다.
아마추어 대회가 하나의 축제처럼 느껴졌던 추앙 리그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직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미약한 한국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처럼 느껴졌다.
상상해보자. 단순히 e스포츠를 관람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축제처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리그를 말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