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사소한 기록의 차이가 발생했다. 지난 13일 kt 롤스터와의 경기를 치르기 전 데일리e스포츠가 조사한 김종인의 통산 킬은 982였다. 리그 오브 레전드 전적 사이트를 별도로 꾸리고 있는 인벤의 기록을 기반으로 조사한 데이터였다.
하지만 OGN이 kt와의 1세트 초반 김종인이 1킬을 가져간 뒤 발표한 데이터는 977킬이었다. 경기 시작 전에는 976킬이었다는 의미다. 인벤의 기록과 OGN의 기록 사이에서는 8킬 정도 차이가 발생했는데 이 정도 킬 차이라면 기록 달성 시점에 있어 한두 매치 가량 차이가 일어날 수 있다.
데일리e스포츠는 OGN의 데이터에 따라 1,000킬 시점을 발표했다. 내부적으로는 OGN이 그동안 롤챔스를 공식 주관해왔기에 신빙성이 조금 더 있다고 판단했다.
'페이커' 이상혁의 1,000킬 데이터를 찾았을 때에는 인벤과 OGN의 데이터가 일치했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김종인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달랐기에 인벤의 데이터든, OGN의 데이터든 둘 중 하나는 틀렸다고 할 수 있다(물론 둘 다 틀렸을 수도 있다). 어찌됐든 이 기사에서 어느 쪽의 데이터가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두 곳 모두 통산 데이터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훌륭하기 때문이다.
김종인의 킬 스코어에 차이가 발생했을 때 라이엇게임즈에게 질의를 한 적이 있다. 인벤의 데이터와 OGN의 데이터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어느 쪽이 맞느냐, 공식 데이터는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라이엇게임즈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사이트는 없다고 답했다.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부분은 라이엇게임즈가 직접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롤챔스는 라이엇게임즈가 관장하는 대회다. 대회의 모든 것을 운영, 유지, 관리, 결정하는 주체라는 뜻이다. 기록 또한 대회의 한 부분이기에 라이엇게임즈의 소관이다.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메이저리그나 한국 KBO 리그의 공식 홈페이지는 숫자로 가득하다. 선수들이 시즌별 성적은 물론, 통산 성적, 상대 선수에 대한 기록들로 꽉 차 있다. 매일 달성할 수 있는 기록들까지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팬들이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e스포츠를 넘어 정식 스포츠의 영역으로 올려 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 기록의 공식화는 꼭 완료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각 회사마다, 전적을 기록하는 사이트마다 기록이 틀리게 기재되어 있다면 라이엇게임즈가 앞장 서서 정리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마다, 리그마다 라이엇게임즈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를 배치함으로써 공식 기록을 제공하는 것이다.
2011년부터 각 지역 대회를 치러냈고 월드 챔피언십을 운영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이기에 공식 대회에 대한 통계치를 정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공식 대회의 매치 히스토리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면서 기록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6년이라는 역사를 갖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대회인 만큼 이제는 선수와 팀에 대한 통산 기록들이 의미를 가질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기록은 선수들에게는 영광을, 팬들에게는 관심을 줄 수 있는 분야이기에 라이엇게임즈의 조속한 사이트 구축을 기대해 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