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주목을 받은 쪽은 강민수였다. 신노열의 뒤를 이어 삼성의 저그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고 프로리그에서 지속적으로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개인리그에서는 외국 대회에 유독 강했고 특히 드림핵에서는 무려 3번이나 우승했다.
하지만 강민수는 외국에서 열리는 단기 대회에서만 성적을 올리는 선수로 분류됐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GSL이나, 스타리그 등 장기 리그에서는 8강에 올라간 것이 전부였다.

2016년 강민수는 스타2 스타리그 시즌1에서 빛을 발했다. 김민철, 변현우 등을 연파하면서 승자 4강에 오른 강민수는 신희범을 3대2로 꺾고 승자 결승에 진출했지만 박령우에게 2대4로 덜미를 잡혔다. 패자 결승에서는 김대엽에게 다 이긴 경기를 역전패하면서 결승 진출 기회를 잃었다. 비록 결승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강민수는 국내 개인리그에서 첫 4강에 올랐고 다음 대회인 스타리그 시즌2에서 결승에 진출하며 우승을 내다보고 있다.
박령우의 초창기는 그다지 볼 것이 없었다. 슬레이어스의 막내였지만 팀이 불안하게 운영된다는 소문이 돌았고 결국 해체되면서 박령우는 소속팀이 사라졌다. 그러던 차에 임요환이 감독직을 맡은 SK텔레콤 T1으로 영입되면서 프로게이머 인생 제2막을 열었다.
2014년 개인리그 본선에 꾸준히 올라간 박령우는 2015년 KeSPA컵에서 두 시즌 모두 결승에 올라가면서 될성부른 떡잎이라 평가 받았다. 김준호, 어윤수에게 모두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2016년 스타2 스타리그 시즌1에서 김대엽을 꺾고 우승하면서 최고이 자리에 올랐고 2013년 WCS 체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지난 대회 우승자가 차기 시즌 결승까지 올라가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닮은 듯 다른 행보를 보였던 강민수와 박령우는 오는 11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스포츠월드 제2 체육관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을 통해 완벽히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강민수가 이긴다면 치고 받는 결과를 만들어내겠지만 박령우가 우승한다면 저그 원톱으로 우뚝 서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