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도 다양한 대회들이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그리고 초창기 리그 오브 레전드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프로 지향 팀들이 결성되고 있다.

이미 창단에 성공한 팀이 있는가 하면 팀원들과 합을 맞춰 대회에 나가면서 후원사를 물색 중인 팀들도 있고, 팀원 모집이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하지만 오버워치 e스포츠가 태동하는 이 시기에 적지 않은 팀들과 대회 주최 측이 일부 선수들의 매너 없는 행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 좋은 조건의 팀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면 기존의 팀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무책임하게 팀을 떠나버리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선수의 이탈 때문에 여러 대회에서 선수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팀들이 기권을 선언해 반쪽자리 대회가 되거나, 나머지 팀원들은 허무하게 경기를 포기하는 일이 잦다.

선수가 좋은 제안이 오는 팀으로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회들은 모두 단발성 대회로 진행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때문에 출전이 약속됐다면 최소한 자신에게 주어진 일정은 소화하는 것이 도의다.

대회 직전 선수가 이탈하면서 급하게 선수를 수급해 대회에 나섰던 한 팀에서는 "같이 하기로 했던 선수가 개인 사정 때문에 못한다고 하더니 다른 팀으로 출전해 어이가 없었다"는 말도 나왔다. 남은 팀원들에게 거짓말을 한 뒤 새로운 팀에 들어가는 것은 프로가 될 기본적인 자세부터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입장을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못하는 선수가 어떻게 프로 팀에 들어가 계약을 성사시키겠는가.

오버워치 e스포츠는 이제 막 시작됐고, 모든 종목이 그랬듯 각 팀의 라인업은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실력만 증명할 수 있다면 프로게이머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하지만 프로 팀에서는 실력만 보고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 그 선수의 인성이나 주변 평판도 중요시 여긴다. 하루라도 빨리 좋은 팀에 들어가겠다고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선수라면 당연히 평판이 나빠질 수밖에 없고, 결국 더 큰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잠시뿐일지라도 팀의 동료를 존중해야 하고, 초조하지 말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창단에 성공한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오버워치 팀과 선수들은 계약 관계로 얽혀있지 않으니 앞으로도 무책임한 선수 이탈이 계속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저버린 약속들이 언젠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음을.

프로게이머라 꿈이라면, 좋은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 함께 했던 동료들을 배려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자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