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의 초대형 리그가 곧 열리지만, 기대보다는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블리자드의 배틀넷 서버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오버워치는 추석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 16일부터 접속 장애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서버 문제는 몇 차례 있었지만, 16일부터 시작된 서버 문제는 21일까지 닷새나 넘게 이어졌다.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은 갑작스레 튕김 현상을 겪어야 했고, 경쟁전에서는 상대팀과의 경쟁보다 서버와의 싸움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쪽이 승리하는, 결코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블리자드 측은 디도스(DDOS) 공격 탓이라 둘러댔지만, 제 돈을 주고도 게임을 원활히 즐기지 못한 이용자들의 분노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30%가 넘어가던 오버워치의 PC방 점유율도 5% 가까이 떨어졌었다.
이처럼 배틀넷 서버가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버워치 대회가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회를 위한 시스템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미 오버워치 대회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한 e스포츠 관계자는 "오버워치에는 퍼즈나 리플레이 저장 기능이 없어 불안한 상황에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회를 위한 기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안전한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셈이다.(24일 기준 사용자 지정 게임의 퍼즈 기능은 테스트 서버에만 적용된 상태다.)
현재까지 열린 오버워치 대회들은 모두 인터넷으로만 중계됐고, 운 좋게도 별 탈 없이 진행됐지만 OGN의 에이펙스는 케이블TV로 송출되는 규모 있는 대회다. OGN이 제 아무리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한다 해도 서버가 문제를 일으키면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악의 상황에는 해외 팀이 방한해 제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여태껏 오버워치 e스포츠의 가장 큰 문제는 관전의 편의로 여겨졌지만 서버가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한 이상 안정적인 대회 운영이 더욱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블리자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조속히 내야만 한다. 대회 전용 모드나 다시 하기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에이펙스는 언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는 좌불안석에서 치러져야 하고, 더 나아가 11월 블리즈컨 현장에서 열리는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서버 문제가 발생할 경우엔 블리자드는 망신을 피할 길이 없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