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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히어로즈에도 비빌 언덕 생길까

히어로즈팀 L5.
히어로즈팀 L5.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핫식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슈퍼리그(이하 슈퍼리그) 시즌3 4강 최종전이 열렸다. 맞대결의 주인공은 MVP 미라클과 L5. 두 팀의 맞대결은 4강 다운 경기력만큼이나 진득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관심을 모았다.

L5는 슈퍼리그 시즌3을 앞두고 새롭게 창단된 팀이다. 그런데 창단 후 첫 출전한 슈퍼리그에서 결승에 진출함은 물론 블리즈컨 티켓까지 손에 쥐었다. 신생팀이 거둔 성적치곤 놀라울 수 있으나 사실 선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 말이 쏙 들어간다.

L5의 '스워이' 김승원은 히어로 소속이었고, '노블레스' 채도준과 'sCsC' 김승철 TNL, '나쵸진' 박진수는 레이브 핫츠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다. '정하' 이정하 또한 과거 MMR 소속으로 히어로즈 대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다.

MVP 미라클의 역사도 만만치 않다. 한국 히어로즈 팀 중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게임단을 꼽으라면 MVP의 이름이 먼저 나온다. 하지만 MVP 블랙과 스카이, 두 팀을 운영하던 MVP는 결국 스카이팀의 해체를 결정했다. 이후 재탄생한 것이 MVP 미라클. 이 또한 TNL과 히어로, DsA 소속 선수들을 끌어 모았다.

L5와 MVP 미라클에서 계속 언급되는 TNL은 히어로즈 슈퍼리그 시즌1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강팀이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지난 6월 해체를 결정했고, 선수들은 여러 팀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과거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양팀의 4강전은 서로의 전략과 특색을 안다는 점에서 심리전을 더하며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하지만 재미를 즐기고 난 뒤엔 씁쓸함이 남았다. 팀의 해체와 창단, 이 많은 일은 고작 1년 사이에 일어났다. 히어로즈 선수들에게 정착이란 결코 쉽지 않음을 의미했다.
히어로즈팀 템포 스톰.
히어로즈팀 템포 스톰.

단지 L5와 MVP 미라클만의 얘긴 아니다. 슈퍼리그 시즌2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서머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템포 스톰도 과거 MMR 선수들을 모았다. 이처럼 히어로즈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조차 적은 팀, 불안정한 운영 속에서 팀을 수시로 옮기는 상황에 닥쳤다.

지난 23일 블리자드는 히어로즈의 e스포츠 개편안을 발표했다. 각 지역의 리그들이 통일된 방식으로 온라인 진행이 된다는 것부터 국제 대회의 증가 등 다양한 소식이 전해졌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각 지역 상위 8개 팀에 속한 선수들과 계약을 맺어 기본적인 보상과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현재 히어로즈 팀과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이었다.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팀의 존속에 도움이 되리란 전망이다.

한 리그가 성장하려면 여러 스토리를 가진 팀이 필요하다. LoL의 경우에도 꾸준히 출전하는 프로 팀들이 각자의 색깔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히어로즈 리그도 점점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있다. 다만 그 이야기의 주제가 '불안정한 운영과 팀의 해체, 선수들의 잦은 이동'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MVP 블랙부터 템포 스톰, L5까지 한국의 히어로즈는 점차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젠 안정적인 운영 아래 존속과 미래를 꿈꿀 차례다. 블리자드의 개편안으로 2017년 한국의 히어로즈는 달라질까. 적어도 누군가의 해체나 공중분해와 같은 이야기는 들리지 않길 바란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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