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W 레드, 아프리카 프릭스 레드, 이홈, 마이티 AOD 등 기존 강팀들이 본선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해외 최고의 팀인 로그와 엔비어스, 리유나이티드, NRG e스포츠가 참가하기로 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까지 오버워치 에이펙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오버워치 대회가 열렸지만 케이블 TV를 통해 안방에서 오버워치를 접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오버워치 e스포츠가 생소한 팬들도 많기에 오버워치 경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간단히 살펴봤다.
◆다양한 영웅 조합들
오버워치에는 총 22개 영웅이 존재하고, 각 팀은 이중 6개의 영웅을 조합해 경기에 나선다. 최근 가장 보편화된 조합은 딜러와 탱커, 힐러가 2명씩 존재하는 '2-2-2 조합'이다.
탱커에는 궁극기 효율이 높고 순간적으로 아군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자리야가 필수로 꼽히고 있고, 남은 한 자리는 적 진영을 붕괴시키고 후방의 지원가를 끊을 수 있는 윈스턴이나 아군의 방패막이가 돼주는 라인하르트, 대치 상황에서 갈고리를 활용해 빈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로드호그가 번갈아 사용된다.
힐러는 탱커 조합에 맞춰 변한다. 광역 치유가 가능한 루시우 역시 자리야와 마찬가지로 필수적인 조합. 남은 한 자리는 젠야타와 메르시, 아나가 번갈아 기용되는데, 탱커 조합에 라인하르트가 있을 경우엔 아나의 픽률이 높아진다.
특히 거점 쟁탈이나 화물 수송맵의 공격 진영에서는 아나를 쉽게 볼 수 있는데, 궁극기인 나노 강화제를 활용해 순식간에 적진을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나의 궁극기와 잘 어울리는 조합은 라인하르트, 윈스턴, 리퍼, 디바가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딜러를 빼고 탱커와 힐러를 각 3명씩 조합하는 메타가 나오기도 했다. '3-3 조합'은 원거리 공격에는 약하지만 근접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전투 지속력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어 화물 수송에 적합하다.
화물을 쟁탈할 때는 '돌진 조합'도 자주 쓰인다. 맥크리나 리퍼 같은 영웅들을 기용하지 않고 상대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트레이서와 겐지, 윈스턴을 동시에 기용해 적진을 돌파하는 전략이다. 이 때 나머지 영웅으로는 루시우와 젠야타, 자리야를 조합한다. 루시우로는 이동 속도를 높여주고 자리야는 방벽을, 젠야타는 조화의 구슬을 아군에게 보내 전투 지속력을 증가시킨다.
몇몇 팀은 이 조합을 활용해 빠르게 화물을 빼앗은 뒤 딜러를 다른 영웅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맵 변화에 따른 비주류 영웅의 등장 여부
22개 영웅 중 대회에서 쓰이는 영웅은 꽤 한정적이다. 효율이 좋지 않은 영웅들은 외면을 당하고 있는데, 바스티온과 토르비욘, 정크랫과 시메트라가 대표적이다.
특히 바스티온과 토르비욘의 경우 위치만 안다면 무엇보다 파괴하기가 쉽다. 종종 라인하르트-바스티온 조합이 활약할 때가 있지만 장시간 효율을 보여주진 못한다. 토르비욘은 포탑의 효율이 좋지 않아 선수들 사이에서 버림을 받은 존재나 다름없다.
정크랫은 전장이 넓은 맵에서 기용되지 않는다. 대부분 정크랫의 폭탄을 쉽게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도라도'처럼 길목이 좁고 골목이 많은 맵에서는 종종 등장하는 영웅이기도 하다.
시메트라 역시 마찬가지다. 시메트라는 진입로가 좁은 맵에서 높은 효율을 보이는데, '하나무라'와 '헐리우드', '아누비스신전'의 A거점을 막을 때 종종 기용되기도 한다. 궁극기인 순간이동기의 경우 불리해진 상황을 단숨에 뒤엎기도 하지만 상대가 겐지나 트레이서를 기용할 경우 파괴당하기도 쉽다.
위도우메이커와 한조는 의외로 자주 등장한다. '헐리우드', '66번국도', '왕의길'처럼 전장이 넓고 긴 맵에서 효율이 높은데, 특히 위도우메이커의 경우 후방에서 상대 견제 없이 자유롭게 데미지를 입히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설령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더라도 겐지나 윈스턴을 계속해서 위도우메이커 방향으로 불러내고 오랜 시간 생존할 수 있다면 상대 화력이 분산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누가 먼저 잡느냐' 트레이서 싸움
쟁탈전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트레이서 간의 싸움이다. 단거리 순간이동이 가능한 트레이서는 쟁탈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웅인데, 근거리에서 한 영웅에게 화력을 집중시킬 경우 예상 외로 강력한 데미지를 입히기도 한다.
트레이서는 순간이동 탓에 잡기가 어려운 영웅인데, 난전 상황에서 트레이서를 어떤 팀이 먼저 끊고 시작하느냐에 따라 교전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 비록 트레이서가 킬을 내지 못하더라도 오랜 시간 상대 시선을 분산시켰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트레이서의 역할을 충분히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쟁탈 점유율 99% 상황에서 '비비기'를 가장 잘하는 영웅인 트레이서는 궁극기 또한 강력해 역전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쟁탈전이 나온다면 양 팀 트레이서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오버워치 경기를 재밌게 볼 수 있는 하나의 요소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한쪽 팀에서 메이가 나오면 다른 팀도 메이가 나오고, 한쪽 팀에서 메르시가 나오면 다른 팀 역시 메르시를 기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만큼 두 영웅의 궁극기가 강력하기 때문인데, 메이는 상대의 기동력을 낮추면서 강력한 생존기까지 갖추고 있어 난전에서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궁극기 역시 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대가 메이를 기용할 경우 다른 영웅으로 잡는 것보다 맞메이로 대응할 때가 많다.
메르시도 마찬가지다. 한번에 5명을 모두 부활시킬 수 있는 궁극기 때문에 다 이긴 경기를 내주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양쪽 진영에서 동시에 메르시가 활약하고 연달아 부활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물론, 더 늦은 타이밍에 부활을 사용하는 쪽이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교전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과 숨어 있는 메르시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오버워치의 꽃 '궁극기 연계'
오버워치는 궁극기로 시작해 궁극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몇몇 영웅들의 궁극기가 너무나도 강력해 경기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3명의 영웅이 궁극기를 동시에 쓸 경우엔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은 자리야의 중력자탄에 디바의 자폭, 파라의 집중포화, 트레이서의 펄스폭탄, 한조의 용의 일격을 연계하는 것인데, 한 번에 3~4명의 영웅을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연계기다. 이런 상황에서 중력자탄에 묶인 적군 젠야타가 초월을 사용한다면 순식간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도 있다.
최근 프로게이머들 사이에 각광받는 아나의 나노 강화제는 겐지의 용검이나 리퍼의 죽음의 꽃과 어울렸을 때 큰 힘을 발휘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막기 힘든 겐지의 용검이 나노 강화제와 함께 사용될 때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져 제압하기가 힘들다.
리퍼의 경우 거의 제자리에서만 도는 죽음의 꽃이 더욱 빨라진 움직임으로 평소보다 2~3배의 공간을 휘젓는 경우가 있는데, 그 모습이 팽이가 도는 것과 흡사해 일명 '탑블레이드'가 된다. 리퍼의 경우 근접 화력이 강해 굳이 궁극기를 연계하지 않아도 나노 강화제만으로도 2~3명을 제압할 수 있는 존재다.
이처럼 오버워치의 궁극기 연계는 경기 양상을 단숨에 뒤집어 놓을 수 있고, 그 찰나의 시간에 상대의 궁극기를 아군의 궁극기로 맞받아치는 것 또한 팬들을 짜릿하게 만드는 묘미가 되고 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