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가 출시된 후 국내에서도 소규모 대회들이 있었지만 다양한 대회들이 한꺼번에 치러지면서 유명 팀들 간의 대진이 성사되지 않는 나름의 아쉬움이 있었다. 오버워치 에이펙스는 국내의 모든 팀을 한데로 모으는 첫 대회가 됐고, 세계 무대에서 내로라하는 해외의 강팀들까지 초청되면서 팬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에이펙스 개막전 당일의 반응은 팬들의 기대만큼이나 뜨거웠다. OGN이 준비한 450석의 티켓은 모두 매진됐고, OGN은 경기장 주변은 물론 엘리베이터 안까지 오버워치 이미지로 래핑하면서 팬들을 맞이했다.
팬들이 가장 우려했던 옵저빙은 기대 이상이었다. OGN은 옵저빙 담당 PD를 따로 둘 정도로 노력을 기울였고, 주요 교전 장면을 놓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첫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근래 본 대회 중 가장 뛰어난 옵저빙이었다고 평가했다.
중계진에 대한 평가 또한 후했다. 인터넷 방송이 아닌 케이블TV 무대가 처음인 '용봉탕' 해설은 베테랑 방송인인 정소림 캐스터, 김정민 해설과 함께 하는 것이 위축될 법만도 했을 텐데, 자연스럽고 정확한 해설로 팬들의 귀를 만족시켰다.
뿐만 아니라 AR 기술을 활용한 출전 팀 소개나 이벤트 소개도 깔끔하고 참신하다는 평을 받았다.
OGN의 노력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개막전 두 경기 모두 풀 세트 접전이 연출되면서 팬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3전 2선승제가 아닌 5전 3선승제 룰을 채택하면서 경기가 길어졌고, 두 경기 연속으로 풀 세트가 나오자 방송은 11시가 훌쩍 넘어서야 끝이 났다. 때문에 귀가시간이 늦어진 팬들은 경기를 다 지켜보지도 못한 채 현장을 떠나야만 했다.
각 팀과 선수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선수들의 실명이 표기되지 않았다. 선수들을 대표하는 것이 ID임엔 틀림없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픈 선수들도 분명 존재할 텐데, 선수 소개 화면에서도 이를 다루지 않은 것은 선수들에 대한 실례라 생각된다.
해외 선수들도 ID만 호명했을 뿐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축구나 농구 같은 실제 스포츠에서 국제 대회가 있을 경우 경기 전 시청자들에게 선수들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을 들인 1부 리그 에이펙스에 비해 2부 리그인 챌린저스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이 드러나면서 홀대받는 느낌마저 들었다. 한 경기를 3인이 중계한 에이펙스와는 다르게 챌린저스는 BJ 1인이 도맡아 중계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느껴졌다. 대진표와 일정은 OGN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지만 경기 결과나 각 팀의 라인업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주최 측인 OGN보다 해외 사이트에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개막한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경기 지연 사태나 서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운이 좋았다는 말보다는 OGN이 준비를 잘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부족한 모습도 여실히 드러냈다. 이제 갓 문을 연 오버워치 e스포츠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부족한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보완해나갈 수 있는 능력과 의지다. 앞으로 이 부족한 요소들을 확실하게 메울 수만 있다면, 에이펙스는 규모와 내실 모두를 탄탄히 갖춘 세계 최고의 오버워치 리그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