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몇 번의 팀전을 거치면서 카트라이더가 생각보다 팀전에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특히 네 시즌 동안 구성원을 바꾸지 않고 꾸준히 팀워크를 맞춰온 원레이싱이 카트라이더의 진정한 묘미는 팀플레이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냥 빨리 달리고 몸싸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 카트라이더에서 원레이싱이 보여준 팀워크는 상상 이상이었다. 원레이싱은 완벽한 개인전 양상으로 펼쳐질 수밖에 없는 스피드전에서도 철저하게 팀플레이로 움직인다.
주행에 자신 있는 김승태가 1위로 올라서면 그때부터 노련미와 몸싸움 능력이 좋은 유영혁과 조성제는 파이터로 변신한다. 그들은 앞으로 치고 나가기 보다는 상대편 에이스 선수를 견제하며 때로는 사고를 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김승태가 마음 놓고 주행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
또한 유영혁이 1위로 치고 나갈 경우에는 선수들이 철저하게 개인전 모드로 들어간다. 경험 많고 팀을 몇 번이나 우승시킨 유영혁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유영혁이 어떻게든 1위로 들어갈 것이라고 믿는 동료들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데 집중한다.
만약 유영혁과 김승태 모두 사고에 휘말리거나 다른 이유로 선두권으로 나서지 못하면 조성제가 과격(?)한 레이스로 두 선수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도록 시간을 번다. 비록 1위를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2~5위권을 차지해 총점에서는 그들이 앞설 수 있도록 한다.
이론적으로는 쉬울 것 같은 작전이지만 다른 팀이 이를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안다 하더라도 동료들에 대한 믿음과 수많은 연습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전이다.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고 100% 완벽하게 수행할 때 완성되는 팀플레이다.
철저하게 팀플레이가 이뤄져야 하는 아이템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은택을 필두로 원레이싱이 보여주는 아이템전 팀플레이는 다른 팀들이 따라 할 수도 없는 고난이도다. 한 선수가 앞으로 치고 나가 상대팀의 아이템을 모두 맞는 사이 뒤에서 조용하게 따라가던 선수가 순식간에 결승점에 골인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 원레이싱이다. 모두들 도대체 저 선수가 어디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스피드전이든 아이템전이든 원레이싱은 팀플레이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원레이싱 덕에 카트라이더 리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재미를 더하고 있다. 팀전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현재 카트라이더 리그는 많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리그를 보는 새로운 재미를 주는 것이 오래된 게임 리그를 아직까지도 존재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