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김 코치는 "SK텔레콤 T1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세 번 우승을 차지한다면 코치를 위한 특별 스킨을 제작해달라"면서 "'꼬마'라는 아이디에 어울리는 티모에게 스킨을 입히면 좋겠다"라는 구체적인 안도 제시했다.
김 코치의 이번 발언은 큰 화제를 모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가운데 하나인 티모를 좋아하는 팬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고 김 코치의 발언 자체를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김 코치의 '티모 스킨' 발언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사실 라이엇게임즈와의 인터뷰의 핵심은 티모 스킨이 아니라 SK텔레콤 T1이라는 명문 게임단의 코치가 갖고 있는 어려움과 고민을 토로하는 대목이다.
"롤드컵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고 한국에서 열리는 챔피언스에서도 수 차례 우승한 팀이기에 팬들의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다"면서 운을 뗀 그는 "1패만 당해도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연패에 빠지면 비난이 즐비한 SK텔레콤이라는 팀을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 고충이 많다"고 털어 놓았다.
세상에 가장 쓸모 없는 고민 중에 하나가 SK텔레콤 T1 고민이라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최병훈 감독이나 김정균 코치와 같은 지도자가 없었다면 SK텔레콤은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을 것이다.
5명이 하나처럼 움직여야 하고 식스맨 기용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스타크래프트나 하스스톤처럼 한 명에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일같이 여러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해야 하고 패치가 진행될 때마다 어떤 챔피언이 효과적일지 상대가 모르는 묘수가 될 수 있는 챔피언은 없는지 끊임 없이 연구해야 한다. 소위 '꿀챔'을 찾더라도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조합을 만들기 위한 테스트도 계속 해야 한다. 또 신인들을 발굴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하고 팀을 떠나야 하는 선수들이 생길 수도 있으니 다른 팀 선수들에 대한 분석도 해야 한다. 여기에 SK텔레콤은 모두 이겨야 한다는 부담까지 더해지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팀을 지도하고 있는 셈이다.
김 코치의 코치를 위한 스킨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는 이러한 코칭 스태프들, 지도자들의 노력을 라이엇게임즈가 인정해달라는 말을 재미있게 풀이한 것이라 해석된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평생 한 번 출전하기도 어려운 롤드컵 무대에서 세 번이나 정상에 선 팀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있음을 전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에게 알려 달라는 것.
라이엇게임즈는 매년 롤드컵 우승팀을 기념해 해당 팀 선수들이 잘 쓰는 챔피언을 선정, 특별한 스킨을 만들어주면서 우승팀의 노고를 치하한다. 지난 해 SK텔레콤이 우승했을 때에는 식스맨으로 뛰었던 이지훈을 위한 스킨도 만들어주면서 범위를 넓혔다.
만약 김정균 코치의 제안처럼 라이엇게임즈가 롤드컵 3회 우승을 달성한 팀의 지도자를 위해서도 특별 스킨을 만들어준다면 현업에서 뛰고 있는 감독, 코치들은 물론, 향후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 틀림 없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