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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락스 타이거즈는 승자다

락스 타이거즈 선수단이 롤드컵 무대에서 승리한 뒤 환한 얼굴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락스 타이거즈 선수단이 롤드컵 무대에서 승리한 뒤 환한 얼굴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6이 결승전만을 남겨 뒀다. 지난 22일과 23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롤드컵 2016 4강전에서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가 각각 락스 타이거즈와 H2k 게이밍을 제압하면서 결승전 티켓을 손에 넣으면서 소환사의 컵을 놓고 승부를 겨룰 기회를 잡았다.

4강전에서 승리한 SK텔레콤과 삼성만큼이나 박수를 받아야 하는 팀이 있다. 락스 타이거즈다. 2015년 롤드컵에서 결승에 올랐던 락스는 이번 대회에도 결승전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 한국에서 열린 챔피언스에서 스프링과 서머 모두 결승에 진출했고 서머에서 우승하면서 롤드컵에서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혔다. 한국 해설진은 물론, 롤드컵 이전에 진행된 외국 베팅 사이트의 예상에서도 락스의 우승 확률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락스는 16강과 8강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인터내셔널 와일드 카드 선발전을 통해 올라온 알버스 녹스 루나에게 일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A조 1위로 16강을 통과했고 8강에서는 중국 지역 1위인 에드워드 게이밍을 압도하면서 4강에 올랐다.

락스는 외국 매체에서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팀으로 꼽히기도 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밝고 인터뷰를 요청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응했다. 대회가 없는 기간에 별도의 영상 촬영을 요청했을 때에도 흔쾌히 응하면서 '가장 행복한 팀'으로 뽑혔다.

4강전에서 SK텔레콤 T1에게 패한 뒤 무대를 내려오는 락스 선수들.
4강전에서 SK텔레콤 T1에게 패한 뒤 무대를 내려오는 락스 선수들.

락스 타이거즈는 4강전을 앞두고 루머에 휩싸이기도 했다. 외신 ESPN이 '락스 타이거즈는 롤드컵이 끝나면 해산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국내외 매체가 이를 받아 쓴 것. 락스 타이거즈 사무국이 곧바로 나서서 진화했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다. 락스 타이거즈 관계자는 "4강이 며칠 남지 않은 중차대한 시점에 이런 루머가 나온 것이 정말 속이 상하다"라고 털어 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락스 타이거즈의 4강 경기력은 최고였다. 토너먼트 다전제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정확히 말하면 한 번도 두 세트 이상 락스가 따낸 적이 없던-SK텔레콤을 맞아 3세트까지 2대1로 앞서면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서포터인 '고릴라' 강범현에게 미스 포츈이라는 챔피언을 안기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밴픽을 보여줬고 경기 안에서도 김종인의 애쉬와 자로 잰 듯한 호흡을 보여주며 SK텔레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4, 5세트에서 패하면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락스의 롤드컵 여정은 박수를 받아 마땅했다.

국내외 해설자들도 "역대 롤드컵 사상 최고의 경기를 봤다"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승자인 SK텔레콤도 잘했지만 락스 타이거즈가 혼자 박수를 친다고 해서 소리가 나지는 않는 것처럼 제대로 응대하지 못했다면 맥 빠진 경기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4강에서 패한 뒤 락스 타이거즈 공식 SNS 계정은 '오늘 4강전 2-3으로 패했습니다. 팬 여러분께 미안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사과했다.

락스 타이거즈는 사과할 필요가 없다. 결승에 올라가지 못해,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미안할 수는 있지만 락스 타이거즈가 있었음에 한국은 물론 세계에 퍼져 있는 팬들은 롤드컵 기간이 즐거웠고 웃으면서 시청할 수 있었다. 항상 웃음을 지으면서 경기에 임하고 경기장 밖에서도 미소를 보여준 그들 덕분에 '해피 바이러스'에 전염된 듯 웃음이 떠올랐던 것은 비단 기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2017 시즌 이들의 도전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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