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발리스틱스(L5)가 MVP 블랙과 함께 한국 대표로 출전, 한국 팀의 글로벌 챔피언십 3연패를 노린다.
이번 시즌에도 한국팀의 우승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북미에서는 아스트랄 어소리티가 깜짝 우승하며 대표로 선발됐지만 국제 무대 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하고, 디나이얼 e스포츠 역시 국제 대회가 처음이다.
유럽이 북미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태껏 한국팀에게 위협이 된 적은 없었다. 그나마 위협이 될 만한 상대였던 중국에선 에드워드 게이밍이 해체를 선언했고, e스타 게이밍은 리빌딩을 단행해 이전과 팀워크가 같을 수가 없다. 대진 운만 좋다면 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한국팀 간의 결승 대진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최근 부산을 찾아 부트캠프를 차릴 정도로 의욕적인 디그니타스는 조심해야 한다.
스프링 시즌까지만 해도 결코 질 것 같지 않았던 포스를 보이며 연승가도를 달리던 MVP 블랙은 서머 시즌에 들어 그 힘이 다소 약해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슈퍼리그 결승전에서 템포 스톰(당시 템페스트)에게 0대4 완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기더니, 서머 글로벌 챔피언십 결승에서는 다시 만난 템페스트에게 역전패를 허용하면서 복수에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MVP 블랙은 슈퍼리그 시즌3에도 결승에 올라 네 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전 시즌 자신들의 우승을 가로막았던 템포 스톰을 꺾으며 다시 왕좌를 되찾아오는 듯했지만 MVP 블랙은 앞서 두 번이나 꺾었던 L5(현 발리스틱스)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3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상처 입은 MVP 블랙은 다시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아올 준비를 마쳤다. 스프링 글로벌 챔피언십 우승 당시 밝혔듯, 팀의 최종 목표는 블리즈컨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매섭게 칼을 갈았을 것이다. '히어로즈의 부흥'을 위해 뛰고 있는 MVP 블랙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다시 '암흑의 시대'로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다른 한국 대표 발리스틱스도 MVP 블랙만큼이나 우승이 간절하다. 발리스틱스 선수들은 모두 이전의 팀이 해체되고 후원사가 발을 빼는 등 지난 1년 간 많은 아픔을 겪었다. 함께 하던 동료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후원사도 없이 연습에 매진해야만 했다.
'노블레스' 채도준이나 'sCsC' 김승철은 DK 소속으로 슈퍼리그 우승이라도 경험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들인 노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하면서 프로게이머라는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을 터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스스로 이변의 주인공이 되면서 그토록 꿈에 그리던 블리즈컨행 티켓을 따냈다. L5는 이후 발리스틱스의 후원을 받게 됐지만 이는 블리즈컨 출전을 위한 단기계약에 불과하다. 앞으로 안정적인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선 후원사 유치가 필수적인데, 발리스틱스가 이번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야만 하는 이유다.
서로 상황은 다르지만 전 세계 게임 팬들의 이목이 쏠린 블리즈컨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에 대한 두 팀의 꿈, 그 간절함의 크기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의 크기는 종목의 인기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아쉽게도 우승의 영광은 단 한 팀에게만 돌아갈 테지만 벌써부터 패배할 팀에 대한 위로의 말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패배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뒤에 걱정할 일이다. 누구보다 간절한 블리즈컨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발리스틱스와 MVP 블랙 모두 방심하지 않고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주기를 바라며 응원을 보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