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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온라인3 극장] 두려움의 씨앗을 심은 결정적 한방(영상)

[피파온라인3 극장] 두려움의 씨앗을 심은 결정적 한방(영상)
강성훈은 피파씬의 전통적 강자다. 챔피언십 여러 시즌에 출전해 이름을 알렸고 확실한 색깔을 가진 경기 스타일로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항상 한 뼘이 모자랐다. 2013년 단체전 이후로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고 개인전에서는 큰 무대에 오른 기억이 없다. 언제나 조별예선, 8강 즈음에 머물러 있는 선수, 결승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거쳐가는 이름 정도가 강성훈의 위치였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상대는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역사상 ‘첫 출전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송세윤. 송세윤은 처음 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가 거뒀던 최고 기록을 8강에서 4강으로 격상시키며 거칠 것 없이 질주하고 있는 상태였다. 자신과 함께 신예 돌풍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최성은까지 꺾으며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이런 상대는 꽤나 골치 아프다. 자신의 한계를 모르고, 상대에게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무지하다. 특히 송세윤은 조별예선에서 이미 강성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하극상'(?)까지 일으켰다. 강성훈과 송세윤의 4강전에서 강성훈이 그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다전제 경험이 있다는 것 정도였다.

때문에 강성훈이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한 키워드는 한 가지로 좁혀졌다. '겁'. 강성훈은 어떻게든 빠른 시간 내에 송세윤에게 패배의 두려움을 알려줘야 했다. '첫 경기를 잡는다'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고 그 과정이 깔끔하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1세트 전반전은 강성훈과 송세윤이 기나긴 다전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치밀한 탐색전이 펼쳐졌다. 단편적으로는 득점이 터지지 않고 중앙 지역에서 서로 차단과 차단을 반복하며 지지부진한 경기가 펼쳐진 것으로 보이나 양팀의 풀백들이 쉴 새 없이 오버래핑에 들어가는 움직임이 나왔고 공을 돌려가면서 상대의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 플레이들이 연출됐다. 경기는 공이 움직이는 공간보다 공이 없는 지역에서 더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후반으로 접어든 초반, 송세윤이 먼저 찬스를 잡았다. 빈 공간을 노리는 긴 패스와 정확한 짧은 패스를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며 강성훈의 최종 수비수들이 알맞은 간격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63분 레반도프스키의 트래핑 후 시도한 슈팅도 이런 밑 작업이 효과를 본 장면이었다.

비달의 긴 패스에 레반도프스키가 반응하고 슈팅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만을 잡아 둔 뒤 벼락같은 슈팅을 때렸다. 그 약간의 간격을 내준 강성훈도 충분히 아차 싶었을 순간이었다. 골키퍼 노이어가 아니었다면 골이 들어갔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으며 만약 득점으로 연결됐다면 송세윤의 기세는 더욱 탄력이 붙었을 것이 뻔했다.

그러나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했던가. 위기 상황을 넘긴 강성훈이 시도한 역습 한방이 송세윤의 골문을 묵직하게 때렸다. 코너킥 찬스에만 집중했던 송세윤의 헐거워진 수비라인을 파고든 강성훈의 공격수들은 간단한 3인 역습으로 선취골을 기록한 것이다. 많은 패스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가속이 붙은 호날두에게 연결된 긴 패스 단 한방에 송세윤의 수비진이 붕괴됐다.

하지만 강성훈이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였다. 송세윤은 선취골을 내주고도 역전승을 거둔 경기가 많다. 8강에서 송세윤과 맞붙은 바 있는 정재영이 "신인답지 않게 정신력이 대단하다"라고 평가할 만큼 강한 멘탈을 바탕으로 역전하는 법을 아는 선수다. 때문에 강성훈은 두려움의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추가 득점이 필요했다. 여기서 1세트. 아니 4강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한방이 터진다.

강성훈의 추가골은 '물 흐르듯'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유려했다. 강성훈의 골키퍼가 골킥한 공은 6번의 패스를 거쳐 최종 공격수에게 전달됐는데 그 6번에 패스 동안 송세윤의 수비수들은 강성훈에게 접근 조차 하지 못했다. 바로 강성훈의 움직임이 굉장히 부지런했기 때문이다.

이 골장면은 '모든 패스가 날카로울 필요는 없다'는 축구계의 상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패스를 넓은 공간으로 보낸 뒤 받는 선수가 그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며 수비를 멀찍이 떨어뜨려 놓는 이 플레이는 상황 판단과 시야를 조금 더 넓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런 패스들로 상대 문전까지 진입한 뒤 터지는 칼날 같은 패스와 결정력 높은 공격수가 마무리하는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이 추가 득점이란 그림을 그려냈다.

송세윤은 암담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아크로바틱한 골이나 화려한 프리킥으로 실점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골을 허용했을 때 더욱 무력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상대의 공격에 맞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로는 상대의 플레이 하나 하나가 크고 역동적으로 느껴지며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두려워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강성훈은 겁을 알게 된 신예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세트에서만 두 골을 더 추가해 4-0으로 대승한 강성훈은 최종적으로 2세트와 4세트도 잡아냈고 총합 9득점 2실점이란 공수 밸런스가 잘 잡힌 성적표를 남기며 개인전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역대 최고의 신인을 꺾은 강성훈에게 남은 상대는 현존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김정민 한 명 뿐이다.

강성훈 본인의 얘기대로 지난 시즌 상위권 선수들을 모조리 격파하는 스토리가 있는 우승이란 그림을 완성 시킬 수 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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