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뿐 아니라 e스포츠에서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북미 시장은 유럽이나 아시아와 차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비디오 게임 종목의 활성화다.
헤일로와 콜 오브 듀티를 비롯, 다양한 격투게임 종목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S:GO)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PC 게임 못지않은 리그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인들의 국민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는 헤일로는 e스포츠 시장에서 마치 미식축구와도 같은 위치에 놓여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서는 유독 북미에서 인기 있는 세 가지 비디오 게임 종목에 대해 짚어보기로 했다.
◆헤일로
2001년 첫 출시 후 15년 가까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헤일로 시리즈는 비디오 게임 중에서 가장 성공한 e스포츠 종목이다.
FPS 게임인 헤일로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하는 PC용 FPS 게임과 달리 패드 하나로 실력을 겨루기 때문에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그만큼 한 발 한 발 침착함과 정교함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게임 내 움직임과는 달리 패드를 쥔 선수들의 세리머니는 그 어떤 종목보다 더욱 역동적이기도 하다.
현재 헤일로 리그는 헤일로5: 가디언즈로 진행되고 있으며, 4대4 대결이 기본 룰이다.
헤일로 e스포츠의 중심이 되는 대회는 헤일로 챔피언십 시리즈 프로리그로, ESL이 주관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서머와 폴 두 번의 정규 시즌이 존재하고, 각 시즌마다 파이널 대회가 따로 열린다. 별도의 단기 토너먼트도 2~3회 진행된다.
북미 프로리그의 정규시즌 총 상금 규모는 7만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시즌 파이널의 총 상금 규모는 정규시즌에 비해 2배 정도 크다.
8개 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며, 엔비어스, 이블 지니어스, 카운터 로직 게이밍, 리퀴드 등 북미를 대표하는 팀들이 모두 헤일로 프로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헤일로 역시 세계 최고의 팀을 가리는 월드 챔피언십이 매년 열리고 있다. 월드 챔피언십은 우승 상금만 100만 달러에 달한다.
◆콜 오브 듀티
콜 오브 듀티 시리즈 역시 헤일로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대회는 20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3(이하 COD)로 열리고 있다.
헤일로와 마찬가지로 패드로 플레이하지만 높은 점프로 인해 공중 교전이 많고 슬라이딩 스킬까지 있어 체감 속도는 헤일로에 비해 한층 빠르게 느껴진다.
COD는 MLG 투어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대회가 많고, 그 중에서도 월드 리그 챔피언십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북미에선 두 번의 정규시즌이 치러지고 각 시즌의 총 상금 규모는 21만 달러 정도다.
시즌을 치르고 나면 챔피언십 포인트를 책정해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해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대표팀들이 경쟁을 벌인다. 월드 챔피언십의 총 상금 규모는 2백만 달러에 달한다.
클라우드 나인, 컴플렉시티, 엔비어스, 밀레니엄, 스플라이스 등 북미와 유럽의 주요 게임단들이 대부분 COD 팀을 보유하고 있다. COD에서 수차례 우승한 페이즈 클랜은 올해 게임단 규모를 확장하면서 CS:GO 팀까지 창단했다.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이하 스매시)는 닌텐도를 대표하는 60여 가지 캐릭터들로 대결하는 대전격투게임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캐릭터 슈퍼마리오와 소닉, 피카츄를 비롯해 팩맨, 록맨, 동키콩, 요시 등 친숙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처음 접해도 낯설지 않은 게임이다. 게임 화면도 캐릭터들처럼 아기자기하지만 북미 팬들이 스매시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진지하다.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은 캐릭터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열광한다.
스매시는 격투게임 최고 권위 대회인 EVO와 MLG, 드림핵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 중인만큼 많은 프로게임단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클라우드 나인, 얼라이언스, 카운터 로직 게이밍, 이블 지니어스, G2 e스포츠, 에코 폭스, 리퀴드, 솔로미드, 템포 스톰 등 유명팀들 대부분이 스매시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스매시 선수들의 이적 상황은 북미 e스포츠 매체들의 주요 기사거리가 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