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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프나틱, 살아남을 수 있을까

[기자석] 프나틱,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유럽 리그 오브 레전드팀 프나틱이 2일 유럽인으로만 구성된 로스터를 발표했다. 프나틱의 매니저 핀레이 스튜어트가 SNS를 통해 언급한 개편안을 따른 것인데 한국 선수를 영입하기 바쁜 시류에서 택한 독자적인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무수히 많은 경기에서 입증됐고, 해외팀들은 한국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결과로 유럽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 2016 스프링과 서머에 참여했던 11개 팀 중 한국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팀은 네 팀 밖에 없었다. 심지어 로캣과 바이탈리티, 유니콘스 오브 러브는 서머 시즌에 앞서 한국 선수를 불러들여 경기력 상승을 꾀했다.

단지 유럽 뿐만이 아니다. 북미 LCS 2016 시즌을 치른 13개팀 중 로스터에 한국인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팀은 단 세 팀이다. 중국 리그에선 단 한 팀을 제외하고 모든 팀이 한국인을 적극 활용했다.

프나틱도 '성적 보증 수표'로 한국 선수를 기용하는 팀 중 하나였다. 2015 시즌을 앞두고 톱 라이너 '후니' 허승훈과 정글러 '레인오버' 김의진을 영입한 프나틱은 스프링과 서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2016 시즌엔 톱 라이너 '감수' 노영진과 정글러 '스피릿' 이다윤을 기용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2년 간 한국인 톱-정글 듀오를 기용해 실효를 거둔 프나틱의 갑작스런 행보. 의아하지만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프나틱은 과거 자국 리그의 선수로만 팀을 꾸려 명성을 떨쳤다. 그리고 현재 유럽의 오리겐, 스플라이스와 북미의 솔로미드처럼 외국 용병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도 분명히 존재한다.

더욱이 유럽 선수를 육성하고, 지역 전체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프나틱의 선택은 존중받을만 하다. 다만 그에 따른 탄탄한 지원 방안과 계획이 필요하다.

프나틱이 준비한 지원 계획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모든 포지션에 교체 선수를 두겠다고 선언했고, 연습 환경 개선, 심리 코치를 포함해 코칭 스태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적인 경쟁력과 분석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운영의 질에 따라 충분한 실효성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인 리스크'를 감수한 프나틱이 유럽의 저력을 보여줄 사례가 될지 한국인 용병의 필요성을 한 번 더 체감하는 결과를 낳을지 궁금해진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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