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드워드 게이밍에서 kt 롤스터로 이적한 '데프트' 김혁규는 'KT DEFT'라는 LoL 아이디를 갖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KT Deft'를 80만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 김혁규는 'KT TFED'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다가 최근에야 다시 변경했다.
SK텔레콤 T1으로 거취를 옮긴 '피넛' 한왕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왕호가 직전까지 사용한 아이디는 'SKT PE4NUT'. A라는 글자와 비슷한 숫자 4로 겨우 모양새를 갖췄다. 'SKT Peanut'과 'SKT 피넛'은 현재 사용중인 아이디인데 모두 1레벨 계정이다.
아이디를 찾을 수 있는 방법도 딱히 없다. 선수 본인이나 팀에서 일일이 해당 아이디를 찾는 이용자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한왕호도 친구 추가를 통해 아이디 양도를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롱주 게이밍으로 이적한 '고릴라' 강범현은 SNS에 아이디를 찾는 글을 게재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응원하는 팀에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디를 사용하는 것까지 나무랄 순 없다. 다만 이적 시기에 맞춰 미리 아이디를 선점해놓는 것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닉네임으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자세는 더욱 말이다.
사실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용자들에겐 닉네임을 선정할 자유가 있고, 해당 아이디로 프로게이머를 사칭하지 않는 이상 문제삼을 방도는 없기 때문이다.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은 양심에 호소하는 것이다. 단지 선점 욕구를 채우는데 쓰이기에 닉네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나 이적 직후의 선수들에겐 팀내 화합과 대외적인 홍보 수단으로 LoL 닉네임 변경이 필요하다. e스포츠를 즐기고 사랑하는 팬이라면 닉네임의 중요성을 생각해 봐야 한다.
다만 닉네임 선점 문제가 이번 시즌 뿐만 아니라 추후에도 꾸준히 일어날 것을 생각해 추가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라이엇 게임즈 자체적으로 프로 게이머의 닉네임을 특정 지을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닉네임 선점 문제. 한 번 쯤 짚고, 해결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