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12월을 맞아 이웃들과 함께 하는 내용을 들고 나온 것은 시의성 때문이다. 크리스마스가 포함되어 있는 12월은 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시기이기도 하다.
e스포츠에게 12월은 어떤 기간인가 돌아보자. 11월말로 계약이 끝난 선수들이 나오면서 팀들은 내년을 같이 할 선수들을 찾고 선수들은 내가 뛸 팀을 찾는 시간이다. 선수나 팀 모두 내년 농사를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점이다.
이 기간에 이웃과 함께 하는 봉사 활동이나 자선 바자회 등을 진행하자고 제안하면 무리일 수도 있다. 팀 구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활동을 추진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다. e스포츠(또는 게임)는 사회와 격리되어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게임만 잘하는 사람, 공부를 포기하고 게임만 하다가 실력이 좋으니 프로게이머가 된 사람, 연봉으로 큰 돈을 벌지만 기부라는 것은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인식되어 있다. 물론 e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 선수나 팀의 팬이라면 이런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학부모나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다.
사회와 호흡하는 일은 기존 스포츠 종목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프로 야구팀이 시즌 중에 어려운 이웃 또는 의미 있는 일을 한 일반인들을 야구장으로 초청해 시구를 하거나 시즌이 끝나고 나면 선수들과 함께 고아원, 양로원 등을 찾아 봉사 활동을 하는 일은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미국 프로 농구인 NBA는 NBA 케어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즌 중에도 선수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하는 봉사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이를 소셜 네트워크로 알리면서 선수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e스포츠 업계도 이웃과 함께 하는 연말 행사를 추진하길 바란다. 협회를 중심으로 모든 팀들이 참가하면 가장 좋겠지만 팀들마다 여건이 다르다면 팀 단위로 의미 있는 행사를 만들어도 좋다. 단순히 부정적인 인식을 제고한다는 차원을 넘어 프로게이머들이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경험을 갖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무한도전에 나온 대사로 마무리해본다. 나눔은 가진 것이 많은 사람만이 하는 일은 아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