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시국 속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져 갔다. 종주국인 한국은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했지만 북미와 유럽은 엄청난 투자력을 과시하면서 따라 잡으려 혈안이 됐고 한 풀 꺾이긴 했지만 중국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을 과시하고 있다.
2016년 e스포츠 업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으며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지 데일리e스포츠가 정리했다. < 편집자주 >)
2003년부터 14년 동안 진행된 한국의 대표적인 팀 단위 대회인 프로리그가 막을 내렸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10월1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프로리그의 종료를 알렸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와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로 명맥을 이어가면서 진행된 프로리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팀 단위 대회였다. 2003년 8개 팀이 참가하면서 막을 연 프로리그는 2005년 팀리그와 통합되면서 스타1 종목의 유일한 팀 단위 리그로 입지를 다졌다.
2004년부터 부산 광안리에서 여름 시즌 결승전을 치른 프로리그는 10만 관중을 모으면서 이슈를 만들었고 1020 세대 팬 유치를 위한 기업들의 니즈와 맞아 떨어지면서 기업팀 창단을 이끌어냈다. 또 2007년부터 4년 동안 신한은행과 50억 원에 달하는 메인 후원사 계약까지도 체결하면서 성황기를 맞았으며 공군까지도 프로게임단 운영을 결정하면서 선수들의 생명 연장을 위한 대회로 입지를 굳혔다.
10-11 시즌까지 스타1만으로 프로리그를 진행하던 협회는 소속 선수들이 스타2로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스타1과 스타2를 병행하며 대회를 운영했고 2012년 12월 막을 올린 SK플래닛 프로리그 12-13 시즌부터 스타2로 대회를 진행했다. 국내 팀뿐만 아니라 외국 팀에게도 문호를 개방했고 그 결실로 이블 지니어스와 리퀴드의 연합팀인 EG-TL이 참가하기도 했다.
스타2로 전환했지만 프로리그의 인기는 예전 만하지 않았다. 2010년에 발생한 승부 조작 사건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의 지적 재산권 분쟁으로 인해 팬들이 두 부류로 갈라섰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스타2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다.
외국 팀들까지 끌어들이면서 부활을 노렸지만 유명 스타 플레이어들은 은퇴 이후 스타1 개인 방송으로 돌아섰고 신인들의 유입이 뜸해지면서 기반이 흔들렸다. 또한 만성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후원사를 구하는 일도 어려워졌고 2015년말과 2016년초 다시 한 번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하면서 설상가상이 됐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스타2로 진행하는 프로리그를 더 이상 개최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업팀들도 스타2 팀을 대부분 해체했다. kt 롤스터, SK텔레콤 T1, 삼성 갤럭시, CJ 엔투스, 아프리카 프릭스 등 기업 팀들은 물론, MVP와 같은 클럽 팀도 스타2 선수들과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팀을 해체했다. 프로리그에 참가하던 팀 중에 남아 있는 팀은 2016 시즌 프로리그를 우승한 진에어 그린윙스 뿐이다.
팀이 해체된 이후 선수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어윤수, 김도우 등은 개인 방송 채널을 열면서 스트리머 활동과 선수 생활을 병행했고 송병구 등 일부 선수들은 스타1으로 종목을 다시 변경했다. 강민수와 김대엽 등은 외국 팀으로 이적하면서 제2의 선수 생활을 시작하기도 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