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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서로의 꿈이 된 NL5.리본과 MVP

[기자석] 서로의 꿈이 된 NL5.리본과 MVP
개인 장비도, 마땅한 연습 공간도 없이 프로 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모인 5명의 친구들이 있다. 노라이퍼파이브.리본(이하 NL5)이라는 이름 아래서 이들은 도타2에 대한 열정을 양분삼아 꿈을 키워 나갔다.

키르기스스탄이란 작은 나라에서 시작한 꿈은 국제 대회로까지 이어졌다. NL5는 11월 열린 월드 일렉트로닉 스포츠 게임즈(이하 WESG) 아시아·태평양 지역 예선 도타2 종목에서 당당하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적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WESG 아·태 지역 예선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NL5의 입지가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키르기스스탄은 여전히 e스포츠의 볼모지였고, 그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코자 도와주는 이는 없었다. 2016년까지는 말이다.

2017년 1월 2일, NL5에게 기분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국내 프로게임단 MVP가 NL5을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NL5의 멤버로 꾸려진 새로운 도타2 팀의 이름은 MVP 레볼루션. 더없이 적합한 이름이다.

이번 영입은 NL5에게 있어 혁명과도 같은 일이다. NL5는 비자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인천에 위치한 MVP 연습실에서 함께 생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개선된 연습 환경과 지원 속에서 꿈을 향해 발돋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MVP 입장에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최근 MVP는 MVP 피닉스를 해체하고, MVP 핫식스, 아이기스를 합병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거기에 더해진 것이 NL5를 인수한 MVP 레볼루션. 세계 무대로 시선을 돌린 MVP의 선택이었다.

MVP 임현석 감독은 "2017년 운영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 선수들만 키우기엔 국내 도타2 인프라가 미흡했고, 한계를 느꼈다"며 "팀 방향성을 글로벌로 잡고, 해외 선수들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WESG 아·태 지역 예선에서 눈여겨 본 NL5의 경기력과 에너지, 그리고 MVP 피닉스 출신 '포렙' 이상돈의 추천에 따라 순조롭게 미팅이 진행됐다. 임 감독은 "NL5에게 팀의 장점을 물어보니 'We are family'라고 하더라"며 "그 말에 매료됐다. 우리의 마인드와 비슷한 것 같아 영입을 결정했다"고 말을 이었다.

언어 장벽에 대해서도 괘념치 않는다. 임 감독은 "조직 내에 영어에 능통한 관계자가 있고, 나 또한 2년 동안 해외를 다녔기에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하다"며 "확실하진 않지만 추가적으로 코치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NL5가 프로 게이머라는 꿈을 MVP를 통해 이뤘듯 MVP 또한 세계 무대에 대한 방향성을 잡기 위해 NL5의 손을 잡았다. 서로가 서로의 꿈이 되어준 셈. 더욱이 NL5의 경기력과 MVP의 지원, 체계가 맞물렸으니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리란 전망도 가능하다.

서로 다른 이유로, 하지만 같은 결론으로 맞물린 NL5와 MVP의 꿈과 열정. 새해부터 날아든 소식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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