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에서는 그동안 선수들의 무대인사를 보기 힘들었다. 2012년부터 시작된 롤챔스가 햇수로 벌써 5년이 지났지만 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부스 안에서만 있는 선수들의 모습이 전부였다.
이제는 막을 내렸지만,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에서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과 후 양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무대 앞으로 나와 팬과 시청자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겨우 두 시즌 만에 막을 내린 스페셜포스2 프로리그 역시 경기가 끝난 뒤엔 선수들이 무대 위에 올라 인사를 했고, 몇몇 선수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최근 출범한 오버워치 에이펙스에서도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무대 위에서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경기가 끝나면 상대팀 부스로 가 악수를 나눈다.
북미나 유럽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LCS)에서는 경기가 끝나면 승리한 팀이 패배한 팀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무대 앞으로 나와 팬들과 손뼉을 마주치는 일이 이제는 전통처럼 돼버렸다.
이에 반해 롤챔스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선수 대기실과 부스에만 머무른다. 승자 인터뷰를 제외하고선 무대 앞으로 나오는 일이 없다보니 팬과 선수가 시선을 마주할 기회가 없다. 앞의 여러 리그와 비교해 볼 때 선수들이 부스에만 왔다가 사라지는 롤챔스의 진행 방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경기 후 팬미팅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늦은 시간대이기 때문에 모든 팬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 팀의 사정에 따라 팬미팅이 없는 날도 있다.
또 많은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길 원한다. 하지만 부스 안에 있는 선수들은 좀처럼 찍기가 힘들다. 무대인사를 진행한다면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를 카메라에 온전히 담을 수 있는 배려가 되지 않을까. 공식적인 무대인사가 필요한 이유다. 직접 경기장을 찾는 수고를 마다한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의식이다.
사전에 세팅 시간은 충분한데다가 인사가 그리 시간을 오래 잡아먹는 일도 아니니 전에 하지 않던 일을 새롭게 한다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길어야 1분이다.
경기 후 무대 앞으로 나와 열띤 응원을 펼쳐준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과 상대 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는 것 또한 필요하다. 팬들을 향한 인사는 응원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며, 상대 선수와 악수를 나누는 것은 동업자 정신과 프로 선수로서의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다.
상암 OGN e스타디움이나 강남 넥슨 아레나의 무대 구조상 LCS처럼 팬들과 손뼉을 마주치는 일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무대 인사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2017년에는 부스에만 왔다 사라지는 냉정함보다는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정겨운 롤챔스를 보고 싶다. 라이엇 게임즈와 방송사 관계자들 모두 진지하게 고려해보길 바란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