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가 프로게임단 ESC 에버를 후원하고 나선 과정은 흥미롭다. bbq 윤홍근 회장은 한국 e스포츠 협회 전병헌 협회장과 오래도록 알아온 사이다. 학사장교 1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던 두 사람은 전 협회장이 원내 대표직을 맡았을 때 크고 작은 회의를 통해 다시 만났다. 2013년과 2014년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 대표로 활동하던 전 협회장이 골목 상권, 중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진행하던 과정에 당시 외식협회중앙회 회장이었던 윤 회장이 참가하면서 영세 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전병헌 의원이 한국 e스포츠 협회도 맡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윤홍근 회장은 bbq 브랜드의 세계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홍보 수단을 찾다가 전 협회장이 맡고 있는 e스포츠를 생각해냈다. e스포츠는 한국이 종주국이며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고 팬층 또한 1020 세대로 상당히 젊기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설파했던 전 협회장을 떠올린 것.
2020년 전세계 5만 개의 매장을 만들어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bbq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미국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에 광고를 하고 있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던 bbq는 e스포츠 프로게임단을 후원하면서 현실적인 금액으로 글로벌 PR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bbq의 ESC 에버 후원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전병헌 협회장의 공로는 대단했다. 전 협회장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나 그렇지 않은 지금이나 e스포츠가 차세대 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 대한체육화의 준가맹 단체 가입, 전국 아마추어 대회의 지속적인 개최, 시도 지부 증대, PC방과 연계한 e스포츠 클럽 시스템 구축 등 e스포츠 기반 마련에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이룬 성과를 외국에 전파하는 일도 끊임 없이 하고 있다. 국제 e스포츠 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전 협회장은 회원국 증대, 국제 스포츠 기구와의 연계, e스포츠 선수의 지위 향상 등을 통해 e스포츠를 글로벌 정식 스포츠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 협회장은 e스포츠 현장을 찾을 때마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 현안들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브리핑한다.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입장에서는 전 협회장의 등장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국의 e스포츠 행정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다. 이러한 소통 과정이 거듭되다 보면 bbq와 같이 니즈가 맞는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
bbq와 ESC 에버의 만남은 전병헌 협회장의 개인기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 협회장이 전면에 나서기는 했지만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탄탄해진 한국 e스포츠의 내공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전 협회장이 2013년 한국 e스포츠 협회를 맡은 이후 만 4년이 흐르는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합의점을 도출하고 비전을 제시하려고 노력했고 숨김 없이 알리고 다른 의견을 들을 자세를 견지하며 소통에 나섰다. 그 결과가 bbq 올리버스의 탄생이라 평가할 수 있다.
1997년 IMF 이래로 가장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는 요즘이지만 e스포츠 업계는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냈다. 전병헌 협회장 체제에서 더 많은 낭보가 들리길 바란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